≪이 기사는 03월12일(16: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가 벌이는 풋옵션 가격 분쟁 중재 청문회가 12일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검찰의 FI 기소를 계기로 양측간 갈등은 이미 최고조에 달한 상태인 만큼 청문회에서도 치열한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과 FI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 9월 교보생명이 안진회계법인 및 어피너티 등 FI 측을 검찰에 고소하면서다. 양측이 풋옵션 가격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 ICC(국제상공회의소) 중재법원에서 국제중재가 한창 진행 중이던 때다. 올해 3월 2차 중재 청문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신 회장 측이 돌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신 회장 개인과 FI간 문제를 놓고 교보생명이 직접 나선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검찰이 안진 및 FI 기소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진흙탕 싸움으로 확산됐다. 기세등등해진 신 회장은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기소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달 일주일 새 안진과 소속 회계사들에 대해 제재 조치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이어 공인회계사회에까지 잇따라 제출했다. 안진이 FI로부터 부당 이득을 받고 유리하게 평가액을 산정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던 논리와 같은 주장이다. 여론전을 강화해 중재 재판을 유리하게 끌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교보생명 내부적으로는 각자 대표 3인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 회장과 윤열현 사장 기존 2인 대표체제에서 편정범 채널담당 부사장을 새롭게 대표로 선임하기로 했다. 회사 경영은 2명의 대표에게 맡기고 신 회장은 FI들 상대로 한 대응 수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중재 재판의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FI도 풋옵션 행사와 가격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다. FI는 검찰에 기소된 이후 신 회장을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최근 신 회장 자택을 찾아 실물주식 확인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청문회는 15일부터 5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형태로 진행된다. 주요 쟁점은 FI측이 2018년 신 회장 측에 행사한 풋옵션 권리 행사를 신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적절성 여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FI 측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을 사들이면서 신 회장에게 교보생명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FI측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곳으로 구성돼 있다. FI측은 교보생명의 상장기한인 2015년을 넘기자 3년 뒤인 2018년 풋옵션 행사에 나섰다. 주당 가격은 40만9000원을 제출했다. 신 회장 측은 이 가격에 대해 FI 측이 부당하게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의 적정 가격은 언론 등을 통해 20만원대로 알려졌다. 최종 결론은 오는 하반기 9월께 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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