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이 기사는 03월 22일(10:55)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그간 ‘한 우물’에 집중했던 뉴트리가 두 번째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먹는 콜라겐 제품뿐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강화에 나선다. 뉴트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급격히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언니, 뭐 믿고 콜라겐 안 먹어요? 나도 먹는데.”
배우 김사랑 씨가 TV 화면 너머로 시청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업체 뉴트리의 먹는 콜라겐 ‘에버콜라겐’ 제품의 CF다.
박기범 뉴트리 대표는 “자극적인 질문 때문에 쓴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먹는 콜라겐이란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을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 덕분에 시장도 키우고 업계 1위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우물에 집중하면서 성장
2018년 상장 당시 뉴트리는 에버콜라겐 외에도 다이어트 식품, 건강보조식품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했다. 상장 첫해 뉴트리의 매출 구조는 건강기능식품 41%, 다이어트 식품 38%, 건강보조식품(슈퍼푸드) 13% 등이었다.
그런데 상장 후 불과 2년 만에 뉴트리의 사업 체질이 확 바뀌었다. 지난해 매출의 96%가 에버콜라겐 제품군에서 나왔다. 박 대표는 “상장 당시엔 다양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투자 위험이 작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여러 브랜드를 함께 알리기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먼저 다이어트 식품 사업을 구조조정했다. 박 대표는 “다이어트에 실패한 소비자는 대부분 자신의 생활습관을 탓하기보다 다이어트 식품을 책망한다”며 “비단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다이어트 식품 브랜드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현상이었기에 다이어트 사업을 먼저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먹는 콜라겐인 에버콜라겐 제품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다이어트 식품과 다르게 이 제품은 재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재구매율이 36%에 달했다. 박 대표는 “재구매를 한다는 건 우리 제품이 효과가 있다는 걸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했다는 의미”라며 “에버콜라겐 브랜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소비자 조사 결과 에버콜라겐의 인지도는 81%였지만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의 인지도는 50%에 그쳤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뉴트리의 매출은 2018년 872억 원에서 2019년 1251억 원, 지난해엔 1897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에 이르렀다.
매출이 늘어나자 영업이익 또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8년 99억 원에서 2019년 120억 원, 지난해엔 229억 원으로 늘었다. 3년간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32%다. 증권가에선 실적 증가 추세가 올해에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은 2847억 원, 영업이익은 364억 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치가 나왔다.
고급화 전략이 성공 배경
에버콜라겐의 성공 배경으로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 외에 고급화 전략이 꼽힌다. 에버콜라겐의 한 달 섭취 비용은 약 3만5000원 선이다. 다른 경쟁 브랜드가 1만~1만5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비싼 것이다. 그런데도 30%를 넘어선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박 대표는 “시중에 나온 먹는 콜라겐 제품 중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은 3.6%에 불과하다”며 “식약처 개별인증을 받은 제품이라 해도 경쟁제품은 1600㎖ 또는 3260㎖를 먹어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우리 제품은 1000㎖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효능이 시장 장악은 물론 고가전략을 가능케 했다는 설명이다.
뉴트리는 지난 2월 에버콜라겐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다. 한 달 섭취 비용이 10만 원을 넘어서는 고용량 제품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특성상 이 제품이 안정적인 판매고를 올릴 경우 뉴트리의 먹는 콜라겐 사업 부문 매출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능성 제품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노크
올해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박 대표는 종근당건강 근무시절 락토핏을 론칭시켜 1위 브랜드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종근당건강 락토핏은 뒤늦은 시장진입에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성비 높은 제품군으로 시장을 석권했다.
박 대표는 “에버콜라겐 브랜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보고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마스터바이옴’이 성장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락토핏을 국내 1위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로 키운 경험을 살린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터바이옴은 2가지 이상 기능을 갖춘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피부 미용이나 여성 질건강 등 추가 기능을 더했다. 마스터바이옴 또한 에버콜라겐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1개월분 가격은 4만 원 안팎이다. 월 1만 원이 채 안 되는 경쟁제품 대비 4배 가까이 비싸다.
박 대표는 “마스터바이옴을 매출 500억 원 브랜드로 키우는 게 중단기 목표”라며 “3년 내에 에버콜라겐 사업과 합쳐 연매출 7000억 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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