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국가에서 고령층까지 AZ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한 만큼, 한국 역시 현장에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어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65세 이상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그간 AZ 백신의 고령층 효능을 판단할 자료가 부족해 접종을 미뤄온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고령층에 대한 효능을 충분히 입증할 자료가 영국에서 발표됐고 이를 근거로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고령층까지 접종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현장에서 백신 접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상반기에 최대한 많은 국민들께서 접종받으실 수 있도록 세부계획을 보완해달라"며 "특히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접종을 받으시도록, 대상자 확정과 접종 안내 등 후속조치도 발 빠르게 추진해달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애초 올 1분기 요양병원·요양시설의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 전체를 대상으로 A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중 결정’ 권고에 따라 만 65세 이상은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입증됐지만, 고령층 대상 임상 연구가 부족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최근 질병청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고령층(70대 이상)에서 화이자와 AZ 백신은 유사한 수준(70%정도)의 질환 예방, 입원 예방효과가 확인됐다. 스코틀랜드에서는 화이자와 AZ 백신의 입원 예방효과가 가각 최대 85%, 94%였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AZ 백신의 올 2분기 국내 도입 물량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5월 마지막 주부터 6월달까지 AZ 백신 약 7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1년 전 오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대응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K-방역은 코로나19에 맞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과 함께 우리 경제도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방역도, 경제도, 모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껏 그랬듯이 소중한 일상을 되찾는 그 날까지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