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05일(09: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지주회사) 부회장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내놓았지만, 백기사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는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에 경영권 분쟁이 아닌, 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립으로 비춰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 부회장 측은 주주명부는 회사 측으로부터 이미 확보해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통상의 주주제안 후속절차인 주주명부 열람등사 신청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말 자신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조건으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분리선출 이사(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냈다.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30일 주주총회가 예정돼있다.
한국앤컴퍼니의 주주명부를 분석해봐도 지분 5%이상 보유자인 국민연금공단 외에 유의미한 지분 투자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경우에도 대부분 해외 헤지펀드들이 소수 지분만 갖고 있어서 의기투합을 논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지분 5%이상 보유자들(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조희원 씨, 국민연금)은 모두 개정 상법에 따라 지분 3% 초과 보유자에 해당해 '의결권 3% 제한'을 받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주주제안 통과 여부의 캐스팅보트는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들(약 17%)이 갖게 된다.
조 부회장뿐만 아니라 조 부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역시 물밑에서 우군 확보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에서다.
대신 한국앤컴퍼니가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결정짓는 대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기 위한 주주제안이었자면 조 부회장 측근을 사내이사로 추천했을 것"이라면서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투명한 거버넌스를 확립하고자 하는 의도의 주주제안인 만큼 정정당당하게 표대결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 측은 주주총회 검사인 조사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주주총회가 공정하게 진행되는지를 법원이 선임한 중립적인 제3자에 의해 조사받겠단 의미다. 또한 한국앤컴퍼니는 내주 예정된 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의장을 누구로 할지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주주총회 의장이 되는데, 현재 조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이기 때문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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