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중 가격이 연초 대비 9배 가까이 오른 ‘루나(LUNA)’라는 코인이 있다. 스캠(사기) 코인일까 싶지만 가격이 오른 이유가 있다. 요즘 뜨거운 간편결제서비스 ‘차이’에서 결제할 때 쓰이는 블록체인 암호화폐라는 점이다.
차이 이용 시 결제 수수료가 루나의 가치로 반영된다. 차이 사용자들의 결제액이 증가할수록 수수료가 늘기 때문에 루나 가격도 덩달아 뛰는 구조다. 최근의 약세장에서도 2주 동안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10% 이상 올랐다.
루나 가격이 9배가 된 것은 차이 결제가 늘면서 가치를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차이에서 결제할 때 필요한 것이 선불형 체크카드인 ‘차이카드’(사진)다. 비씨카드와 핀테크사인 테라, 차이코퍼레이션이 손잡고 만들었다.
차이 결제가 활성화된 것은 차이카드의 결제 혜택이 다른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를 웃돌아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차이카드는 다른 카드에 비해 혜택이 많다 보니 ‘비용의 압박’ 때문에 지인의 초대장이 있어야 카드를 만들 수 있게 해놨다. 초대장은 앱을 깔고 별도로 응모해야 받을 수 있다.
차이카드를 발급받은 지인으로부터 초대장을 받는 방식도 있다. 초대장을 얻기가 어려운 탓에 온라인상에서 1000~2000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차이카드는 혜택 구조가 특이하다. 차이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번개’라는 아이템이 모인다. 앱에서 번개 아이템을 활용하면 하루 동안 특정 가맹점에서 20~30%의 적립률을 적용받을 수 있는 ‘부스트’를 쓸 수 있다. 적립 혜택은 차이의 전자지급수단인 차이머니로 쌓인다.
차이카드로 3000원 이상 결제하면 번개 1개, 1만원 이상이면 번개 3개, 3만원 이상이면 번개 5개를 적립할 수 있다. 하루 5개까지만 적립 가능하기 때문에 매일 결제금액이 3만원 이하인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번개는 친구와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모인 번개는 ‘스타벅스 30% 할인’ ‘롯데마트 25% 할인’ ‘나이키 30% 할인’ 등 할인 혜택을 일컫는 부스트를 사는 데 쓸 수 있다. 부스트의 종류는 밤 12시마다 달라진다. 제휴 브랜드는 교보문고 CGV 야놀자 CU 마켓컬리 티몬 등 주로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구성돼 있다.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혜택이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예컨대 CU편의점에서는 번개 8개를 쓰면 결제 금액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편의점 업종의 적립한도가 4000원인데, 4만원 이상 결제해야 번개 8개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피킹률(적립액/지출액)은 10%(4000원/4만원) 정도가 된다. 통상 신용카드의 피킹률이 3%만 넘어도 혜택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에 업종별 적립한도를 고려해도 일반 카드보다 낫다. 카드사 적립·할인품목에서 제외되는 주류나 담배까지 적립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달에 채워야 혜택을 주는 실적 조건이 없기 때문에 혜택을 받기도 쉽다. 가맹점별 적립한도는 2000~1만원, 통합 적립한도는 월 10만원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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