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KTX 열차에서 햄버거를 섭취하는 것은 물론, 다른 승객에게 막말을 쏟아낸 승객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2일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고 이 승객에 대한 고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코레일이 직접 고발할지, 지자체를 통해서 고발할지 등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라 KTX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음식을 먹거나 전화 통화를 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지자체 공무원이 위반 행위를 적발한 경우 위반 당사자에게 먼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것을 지도하고 불이행할 경우 단속 근거를 설명한 뒤 과태료를 부과한다.
코레일 측은 해당 승객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다만 해당 승객이 두 번의 경고 조치를 받은 뒤 음식물 섭취를 멈췄기 때문에 고발에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 제목의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이날 동대구역에서 KTX에 탄 젊은 여성은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초코케이크를 먹다가 승무원으로부터 제지받았다. 그러나 해당 여성은 승무원이 다른 객실로 이동하자 햄버거를 꺼내 또다시 취식을 시작했다.
이에 같은 칸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게시물 게시자)이 "냄새가 난다. 드실 거면 나가서 통로에서 드시라. 대중교통 시설인데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여성은 "여기서 먹든 말든 네(게시자)가 무슨 상관이냐. 없이 생기고 천하게 생긴 X이.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냐"는 등의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자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해당 여성이) 막말을 한 뒤 아버지에게 전화해 '내가 빵 좀 먹었다고 어떤 XXX이 뭐라 그래'라고 했다"고 적기도 했다.
이런 사실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물을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모욕죄로 고소를 생각하던 게시자는 전날 해당 게시글에 덧붙인 글을 통해 "그 여자분이 누군지 알게 돼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며 "결론은 그냥 일반적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 친구 추가를 통해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청했더니 '그날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피해를 받았던 열차 내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고 그날 행동은 신경과민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하더라"고 적었다.
끝으로 게시자는 "이 정도 이슈화됐으면 본인도 이제 조심할 것이고, 이제 그분 아버지를 찾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