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주식을 액면분할 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발행 주식 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난다. 카카오 신주는 오는 4월 15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해 카카오는 "주당 주가를 낮춰 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카카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은 회사의 재구무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대비 주가를 낮아보이게 하고 주식 수 확대에 따른 거래량이 증가해 호재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액면분할 이후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기업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주식 매수 시점 또한 투자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식거래 대금과 관련된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순 있지만 기업가치 측면에서 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액면분할과 관련해 엄청난 주가변동이 있을 것 같지는 않고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액면분할 전후 시점 중 주식을 언제 사느냐는 결국 똑같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액면분할을 했던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사례를 살펴보면 두 기업 모두 액면분할 이후 상당기간 주가가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50대 1의 액면분할에 나서면서 265만원이던 주가가 5만3000원으로 낮아졌다. 같은해 10월 네이버도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하면서 70만대에 달하던 주가가 13만원대로 낮아졌다.
두 기업 모두 액면분할 이후 한동안은 주가의 흐름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 기대, 언택트(비대면) 확산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각각 약 56%, 188% 넘게 올랐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증권사들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55만~6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는 주요 자회사의 상장이 예정돼 있고 금융 플랫폼의 수익 창출 가속화로 실적 성장 및 시장 지배력 확대 기대돼 주가 상승 여력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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