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주도한 한국 수소 생태계에 포스코, SK 등 대기업집단이 연이어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측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SK그룹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최윤석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 그룹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다. 우선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차량 1500여 대를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로 순차 전환하기로 했다. 수소카고트럭(2022년 예정)과 수소트랙터(2024년 예정) 등 현대차가 선보일 수소상용차를 SK그룹이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하며,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와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kW급)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지속 협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는 등 SK그룹과 친환경차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수소 사업 협력을 통해 친환경 분야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탈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SK그룹도 지난해 12월 차세대 에너지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했다.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협력 체제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중 국내 기업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도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손을 잡은 바 있다. 현대차와 국내 각 기업이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수소사업 협력 활성화를 통한 역량 강화는 물론 사업 영역 확대 등 국내 수소사회 구현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탄소 중립 시대의 수소가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SK그룹과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면서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2018년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70만기 공급 목표를 밝혔고, 최근에는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뜻을 나타난 바 있다.
한편, 간담회 이후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인천광역시, 인천서구청과 인천광역시 수소 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수소경제위원들과 SK인천석유화학 내 수소액화플랜트 예정지와 석유화학 공장 등을 둘러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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