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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라이트] 푸른빛의 샤이니, 이 불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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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SHINee)가 돌아왔다. 힙합 댄스 장르를 타이틀로 내세운 이들은 이별을 직면한 상황에서 "돈트 콜 미(Don't Call Me)"라며 전보다 훨씬 직설적인 가사를 내뱉는다. 강렬함을 넘어 '센' 샤이니는 어딘가 새롭다. 멤버들 역시 자신들을 '흑화'했다고 표현할 정도니 말이다.

샤이니는 지난달 22일 정규 7집 '돈트 콜 미'를 발매했다. 첫인상은 '변화'와 '도전'이다. 타이틀곡 '돈트 콜 미'는 샤이니가 처음으로 선보인 힙합 댄스 장르의 곡으로, 사랑에 철저히 배신당한 주인공이 상대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빠르고 강렬한 비트, 여기엔 히스테릭한 감정까지 더해졌다.

앞서 샤이니는 '에브리바디', '셜록' 등으로 무대를 내내 숨죽이고 봐야 할 듯이 거칠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온 바 있다. 이번에는 강렬함 속 묵직함이 느껴진다. 어둡고 독해진 분위기가 곡 전반에 흐르는 가운데, 이를 소화하는 멤버들의 보컬이나 퍼포먼스는 상당히 감각적이다.

2년 6개월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멤버 4인의 보컬적 매력은 더 또렷해졌다. 한층 날렵하고 날카롭게 표현된 키의 목소리, 매끄럽게 뻗는 온유의 매력적인 보컬, 성숙하고 유연해진 태민의 톤,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민호의 랩이 완벽하게 한 데 어우러진다. 빠른 비트에 고난도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은 절로 "역시 샤이니"라는 감탄을 이끌어낸다. 격렬한 피아노 연주가 배경으로 흐르는 브릿지 부분에서 네 멤버가 서로를 마주보며 추는 군무는 단연 압권이다.

타이틀곡을 듣고 샤이니의 신선함에 매료됐다면, 정규 7집의 전곡을 감상한 후에는 그리웠던 샤이니다움에 흠뻑 젖는다. '수록곡 맛집', '발라드 맛집' 등의 수식어를 모두 증명해내는 다채로운 장르의 총 9곡이 리스너들의 귓가에 감긴다.

타이틀곡 후보로 거론됐고, 여러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은 '코드(CØDE)'는 퓨처 사운드 댄스 장르로, 몽환적인 분위기 속 청량함과 질주감을 느끼기 좋다. 샤이니 특유의 에너제틱한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팝 곡 '하트 어택(Heart Attack)', '아이 리얼리 원트 유(I Really Want You)'도 흥을 돋운다. 또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에서 '러브 식(Love Sick)'으로 이어졌던 연하남의 사랑 서사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 '메리 유(Marry You)'로 연결됐다. '사계한'·'사계후'에 이은 또 하나의 재미다.

샤이니의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발라드다. 매 컴백마다 이들의 앨범이 '명반'으로 불릴 수 있었던 데에는 샤이니 표 발라드의 영향도 컸다. 그간 '투명 우산', '재연', '너의 노래가 되어', '떠나지 못해', '잠꼬대', '인 마이 룸(In My Room)' 등 타이틀곡과는 사뭇 다른 감성적인 발라드 역시 리스너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이번 정규 7집에는 팝 발라드 '빈칸(Kind)'이 수록, 감미로운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에 올려진 따뜻한 노랫말이 잔잔한 여운을 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유튜브 '아이유의 팔레트'에 출연해 부른 아이유 원곡의 '이름에게'가 화제를 모으며 '발라드도 잘하는 샤이니'의 진가를 재입증했다는 극찬을 얻고 있기도.


어김없이 샤이니의 색깔을 충분히, 오롯이 담아낸 컴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불현듯 샤이니의 색깔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 생겨났다. 어반 알앤비 장르의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해 이후 파격적인 퍼포먼스 위주의 댄스곡 '셜록'·'에브리바디', EDM 기반의 '뷰'·'데리러 가'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이번엔 힙합 장르의 '돈트 콜 미'를 비롯해 수록곡 중엔 레게 장르인 '바디 리듬(Body Rhythm)'까지 있다. 장르적으로 꾸준히 변화와 시도를 거듭해왔다. 우리가 매번 본 적 없는, 새로운 샤이니를 만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참 한결같은 푸른빛이 느껴진다. 다양한 시도를 '샤이니화' 하는 이 시원하고 기분 좋은 푸르름은 14년 차가 된 이들의 다음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힘인 듯하다. 이번 역시 새로운 장르 속에서도 샤이니다움은 그대로, 더욱 진하게 빛을 발했다. 온유, 민호, 키의 군 복무로 인해 완전체 활동 공백기가 길어졌음에도 솔로 및 슈퍼엠 활동을 하며 음악적 역량을 확고히 다져온 태민을 중심으로 다시금 건재함을 증명해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저희가 생각하는 샤이니다운 건 음악으로 정의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샤이니가 하는 게 제일 샤이니화 된다고 봐요. 개인들이 팀으로 뭉쳤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우리만의 느낌이 있죠. 연차가 높아질수록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더 볼드하게(진하게) 바꿔 나가야 하지 않나 싶어요."
샤이니는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샤이니다움'에 대한 질문에 위와 같은 현답을 내놨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생각에 금세 고개가 끄덕여진다.

음악, 춤, 패션 모든 부분에서 현시대에 맞는 트렌드를 제시하고 이끌어나가겠다며 내세웠던 '컨템퍼러리(contemporary, 현대의)'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샤이니에게 녹아든 이미지가 됐다. 과연 이보다 더한 '샤이니다움'이 있을까.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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