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사진)이 수사를 막거나 방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지검장은 26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위법 논란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에 이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2019년 6월께) 반부패강력부는 안양지청에 대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지휘하거나, 수원고검에 통보하지 못하도록 지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금 서류 위조’ 사건을 수사하려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이 해외로 출국하려 하자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는 이를 막기 위해 출금 서류 등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25일까지 세 차례 소환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8일엔 이 지검장을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안양지청에서 긴급 출금 사건을 수사하려면 부패범죄 수사지침에 따라 대검의 승인이 필요하나, 승인 요청 자체가 없었다”며 “대검에서 수사를 방해할 정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만일 대검이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 최소한 검찰청법과 지침에 따라 이의제기를 했어야 하는데 공식·비공식 그 어떤 방법으로도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해당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시행 중인 공수처법은 검사의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공수처법 제25조에 따르면 검찰 등 수사기관이 검사의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장은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지검장이 수차례 소환 조사에 불응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사건의 공수처 이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