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백신은 감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하지만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 중 어린이, 청소년, 임신부 대상 임상 연구 결과를 모두 갖춘 백신은 없다. 이들이 백신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길이 아직은 막혀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백신을 못 맞는 사람이 생활하는 집단에 면역을 가진 사람이 많다면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른바 면역우산이다. 접종 가능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의 방패가 되면 연구 결과가 부족해 백신을 맞지 못하는 어린이, 청소년, 임신부 등이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이타적 행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물론 이때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등의 개인 위생수칙은 중요하다. 백신이 이처럼 중요한 도구지만 일각에서는 근거가 부족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접종을 방해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일정과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일반인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나.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1분기 접종 대상자 130만 명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거나 감염됐을 때 사망 위험이 높은 사람이다. 요양병원·시설 근무자, 이곳에서 보호받는 만 65세 미만 환자, 의료기관 의료진 등이다. 65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은 3월 말~4월 초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80세 이상, 75~79세, 70~74세, 65~69세 등 높은 연령부터 순차적으로 백신을 맞게 된다.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3분기인 7월께 백신 접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들과 함께 50~64세 백신 접종도 이 시기에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가장 마지막 순위는 18~49세 성인이다. 이들의 접종은 올해 9월께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 출장 등을 위해 접종이 필요한데 먼저 맞을 수 없나.
“필수 공무 활동이나 중요한 경제 활동을 위해 급히 출국해야 하는 사람은 2분기부터 예외적으로 백신을 먼저 맞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때도 출국하는 국가에서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해야 하고 관할 정부부처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유학은 포함되지 않는다. 심사 결과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질병관리청 승인을 거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특정 백신을 맞고 싶은데 선택할 수 없나.
“코로나19 백신을 개인이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에게 선택권을 주면 국가 전체 방역시스템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백신은 10종류다.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인 것은 20가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백신 허가 조건으로 예방률 50% 효과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 도입하기로 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등은 모두 임상 연구 등에서 이런 기준치는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원하는 백신을 맞겠다고 접종을 거부하면 가장 뒷순위로 밀린다. 그때가 돼도 원하는 백신을 선택해 맞지 못한다. 접종 순서가 됐을 때 백신을 맞아야 한다.”
▷백신 개발기간이 짧아 부작용이 많다는데.
“26일 오전 기준 100개국에서 2억2500만 도스의 접종이 이뤄졌지만 코로나19 백신이 위험하다는 근거는 없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이 맞는다. 이 때문에 가장 안전한 의약품으로 꼽힌다. 흔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으로 꼽히는 것은 발열, 오한,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이다. 모두 백신으로 인해 면역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접종 후 3일이면 사라진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등이 생길 수 있지만 매우 드물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1차 접종자의 0.24%, 2차 접종자의 0.26%가 이상반응을 호소했다. 모두 화이자 백신 접종자다. 주사 맞은 자리 통증이나 몸이 좀 좋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대부분이었다. 신경학적 후유증을 호소한 사람은 1차 접종 후 0.01%, 2차 접종 후 0.007%로 드물었다. 아나필락시스 등 알레르기 반응은 1차 접종 후 0.006%, 2차 접종 후에는 0.003%가 호소해 상당히 드물었다.”
▷접종 전 주의할 점은 없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코로나19 접종 전 예진표를 작성한다. 사실대로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 백신을 맞은 뒤 15~30분 정도 이상반응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접종 기관에서 대기해야 한다. 집에 도착해서 3시간 이상, 최소 3일간 몸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39도 이상 고열이 나거나 두드러기 등이 생긴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접종 전 몸 상태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있다면 접종 기관에 알린 뒤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한다. 독감 백신 등 다른 감염병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이 간격은 최소 2주 정도 둬야 한다. 백신을 맞을 때는 꽉 끼는 옷보다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주,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맞는다. 같은 백신을 두 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맞은 백신이 무엇인지 기억해둬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도 백신 접종 대상이다. 다만 회복된 지 최소 90일 지난 뒤 백신을 맞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효과가 있나.
“지난해 12월 20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인구의 51.1%가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하루 확진자는 1만 명에서 2000~3000명 정도로 줄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백신을 두 번 접종한 뒤 2주 정도 지난 사람은 코로나19 감염률이 95.8% 줄었다고 발표했다. 백신은 감염을 막는 것은 물론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낸다.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두 번 맞은 사람 중 중증 환자 발생은 99.2%, 입원 환자 발생은 98.9%, 사망은 98.9% 억제됐다. 백신을 맞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사망할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의미다.”
▷접종 후엔 바로 효과가 생기나.
“대개 백신을 맞은 뒤 방어항체가 생기기까지 2주 정도 걸린다. 코로나19 백신은 두 차례 접종한 뒤 7~14일이 지나면 항체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렇게 형성된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백신을 맞더라도 일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면역력이 형성되기 전이나 시간이 지나 면역 효과가 떨어진 상태에서 감염자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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