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풍부한 감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외국 드라마를 보면 사건에 집중하는데 한국 드라마는 사건뿐 아니라 감정 등 인간적인 부분을 많이 다뤄요. 이 덕분에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에 더 공감할 수 있죠.”
글로벌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 넷플릭스의 김민영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 담당 총괄(사진)은 25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대대적인 투자 계획도 밝혔다. 김 총괄은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7700억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다”며 “올해는 5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는 2억 가구를 넘어선다. 한국에선 380만 가구가 가입했다. 이 같은 성장엔 한국 콘텐츠의 힘도 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스위트홈’은 28일 만에 세계 2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도 높고 한국 시청자들은 콘텐츠 감상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한국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의 성장을 위해서도 한국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라인업도 화려하다. 드라마로는 공유·배두나의 ‘고요의 바다’, 이정재·박해수의 ‘오징어 게임’, 유아인·박정민의 ‘지옥’, 전지현의 ‘킹덤: 아신전’ 등이 잇달아 공개된다. 영화는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을 제공하고, 박현진 감독의 ‘모럴 센스’(가제)와 정병길 감독의 ‘카터’도 자체 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국경을 뛰어넘는 새로운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그는 “넷플릭스가 글로벌 회사여서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여러 스토리를 발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는 향후 OTT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디즈니 등 다른 서비스가 생기는 것은 소비자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산업 전체가 동반 성장해야죠. 지금은 OTT산업을 키워 나가야 할 때이고 작은 파이로 싸울 때는 아닙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통신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에게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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