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과 텃세 때문에 힘들어
2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0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촌가구의 51.4%만이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좋다고 답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응답이 46.7%, '좋지 않다'는 응답은 1.9%였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귀농귀촌을 한 4066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다. 귀농가구의 경우엔 좋다는 응답은 74.6%로 높았으나, 좋지 않다는 응답도 2.4%로 귀촌가구보다 높았다. 갈등요인으로는 선입견과 텃세, 생활방식에 대한 이해 충돌, 집·토지 문제, 마을 일이나 모임참여 등이 꼽혔다.
귀농귀촌에 만족하는 가구는 10가구 중 6가구에 그쳤다. 귀농가구는 62.1%, 귀촌은 63.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 이유로는 영농기술·경험부족과 자금부족이 꼽혔다.
귀농귀촌 가구가 자금부족을 호소하는 것은 도시 생활 시의 소득 수준에 비해 귀농귀촌 후 소득이 급감해서다. 귀농 1년차의 가구소득은 2782만원으로 귀농 전 평균 가구소득 4184만원의 66%로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귀촌은 3932만원에서 3436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귀농귀촌 가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귀농귀촌 전후의 월 평균 생활비를 비교하면 귀농 가구는 269만원에서 184만원으로, 귀촌가구는 260만원에서 205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열명 중 한명은 집 값 때문에 귀촌
귀농귀촌 유형을 살펴보면 농촌에 연고가 있거나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 생활을 한 후 연고가 있는 농촌으로 이주하는 U자형 귀농자는 57.6%에 달했다. 귀농귀촌 이유는 다양했다. 귀농을 선택한 사람 중 30.5%는 자연환경을 꼽았다. 농업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온 사람은 23.0%, 가업승계 목적은 13.1%였다. 귀촌은 직장취업(24.1%)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서적 여유(15.3%), 자연환경(13.7%) 등이 뒤를 이었다. 저렴한 집값 때문에 귀촌했다는 응답은 9.6%에 달했다.
귀농귀촌 준비 기간은 2년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귀농가구의 평균 준비기간은 25.8개월이었다. 이 기간 예비 귀농인들은 '정착지역 탐색', '농지 탐색', '귀농 교육', '귀농체험' 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귀농가구의 47.7%는 온-오프라인 교육과 선도농가 인턴십 등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 후 재배하는 주 작목은 과수(22.5%), 농벼(21.9%), 노지채소(20.2%), 시설채소(10.7%) 순이며 선택 이유로는 재배의 용이성과 높은 소득이 꼽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