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사진)가 23일 서울 동작구 구립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렸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이날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김현철 상임이사를 만났다. 아울러 이 자리에는 대표적 '상도동계' 인사인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함께했다. 김무성 전 의원 역시 김영삼민주센터 이사를 역임 중이다.
방명록에 "무너진 민주주의 다시 세우겠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방명록을 적었다. 그는 방명록에 "대도무문(大道無門) 정신과 유언으로 남기신 통합과 화합 정신을 이어받아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대도무문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으로 평소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던 사자성어다.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전직 대통령 관련 기관 중 가장 먼저 상도동을 찾았다. 이는 보수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 중 고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존영(초상화)을 국회 본청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실에 걸어두고 있기도 하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연일 보수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특히 퀴어축제와 관련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는 소신을 밝히며 보수 진영의 많은 지지를 끌어냈다. 보수 진영은 동성애 문제에 있어 반대의 입장을 늘 견지해오고 있다.
김무성과도 회동…"제 각오 말씀드렸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회동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방문과 관련해 "이곳 상도동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라며 "유신독재 시절에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그 한마디 말로 상징되는 투쟁을 하셨고, 1980년 5.18 시절, 그 이후에 거의 3년에 걸쳐서 두 번 자택 연금이 되신 곳"이라고 말했다.이어 "1983년에 민주화 5개 항을 요구하시면서 23일간 단식 투쟁을 하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라서 오늘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며 "김영삼 대통령님 하면 여러 가지가 생각난다. 우선 거침없이 정도를 가겠다는 대도무문의 정신, 또 유언으로 남기신 통합과 화합의 정신, 그리고 민주주의와 개혁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권단일화와 관련해 김무성 전 의원과 나눈 이야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제 각오를 말씀드렸다. 지금 무너져 가는 민주주의에 대한 걱정들을 함께 말씀해주셨고 또 서울시장에 꼭 당선돼서 여러 가지 혁신적 시정을 펼치면 좋겠다는 말씀도 주셨다"고 답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