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22일(11: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그룹 재건의 일환으로 지주회사인 ㈜두산의 알짜 사업부를 두산밥캣에 갖다 붙인다. 채권단 관리 체제를 아직 졸업하지 못한 두산은 두산밥캣 자체를 매각할지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
2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자문사를 통해 ㈜두산의 산업차량BG(비즈니스그룹·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두산밥캣이 이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형 건설장비 회사인 두산밥캣은 지난해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캐시카우다.
두산밥캣으로선 지게차를 생산하고 있는 ㈜두산 산업차량BG를 인수할 경우 건설업 등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수 있게 된다. 굴착기 등 중대형 건설장비사인 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긴 두산이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건설장비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앞서 두산밥캣과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사업재편에 나서겠다고 밝힌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매각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산업차량BG는 국내 지게차 시장 점유율 1위(52%)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1조원에 가까운 매출액과 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의 알짜사업부 가운데 하나다. 이는 ㈜두산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4.5%에 해당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5967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로 산업차량BG 분할매각도 거론됐으나, 계열사인 두산밥캣에 넘기는 선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산업차량BG는 두산그룹이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품은 사업부다. 2011년 구조조정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의 산업차량 부문을 떼내 두산그룹의 투자전문 자회사 DIP홀딩스 등에 2450억원에 넘겼다. 2년 뒤 ㈜두산이 이를 합병하면서 사업부로 편입시켰다.
채권단은 두산밥캣이 산업차량BG를 인수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더라도 구조조정성 잠재매물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여전히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3월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수혈받은 뒤 재무구조개선계획안(자구안)을 제출하는 등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여있다. 그룹 계열사 중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은 항상 잠재매물로 거론돼왔다.
두산그룹은 지난 약 1년동안 계열사, 자산 매각 등으로 총 3조6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달 초 현대중공업그룹에 두산인프라코어를 85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에 앞서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BG(4530억원)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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