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인사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이 휴가를 떠난 가운데 지인들에게 "이미 나는 동력을 상실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신현수 수석은 최근 지인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문자 메시지에 담아 전송했다.
신현수, 지인들에게 3줄 입장 메시지 돌려
해당 메시지는 총 3줄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수 수석은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박범계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습니다"라고 했다.신현수 수석은 불과 전날까지도 측근들에게 이런 취지를 담은 문자를 보내며 복귀하지 않을 뜻을 알렸다. 그를 만나보겠다던 박범계 장관은 결국 직접 만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신현수 수석의 휴가 기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신현수 수석의 강경한 태도에 비춰보면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신현수 수석은 휴가 기간 서울을 떠나 지방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수 수석의 복귀를 고대하던 청와대 내부에선 그의 완강한 태도에 당황한 모습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현수 수석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야권에서는 이미 공세를 시작한 '레임덕 프레임'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신현수 돌아오지 않으면 野 '레임덕' 공세 심해질 듯"
주말 동안 신현수 수석과 박범계 장관의 갈등, 검찰 인사 등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보도가 잇따르자 청와대는 지난 20일 출입 기자들에게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무리한 추측 보도 자체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실제 야당은 즉각 여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신현수 수석을 중용한 이유는 모두 그들의 바른말과 상식 때문이라고 보인다"며 "그런데, 바로 그것 때문에 신현수 수석이 물러날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 언급된 대통령 특별감찰관이나 법무부 장관 감찰 주장은 정권에 결국 위해가 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20년 지기로서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 팽 당하는 상황은 대통령 본인의 의지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신현수 수석이 오는 22일(내일)에 복귀하면, 박범계 장관이 언급한 이른바 '우리 편'이 되는 것인가"라며 "아니면 이 정권의 두 번째 윤석열 총장이 되는 것인가"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