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품목허가를 받은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됐다. 2액의 형질전환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인 것으로 드러나 2019년 허가가 취소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3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이날 인보사 성분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결' 다른 두 판결에…업계 "2심선 코오롱 승소 가능성도"
19일 법원에선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첫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선고공판이 두 건 열렸다. 2019년 품목허가 취소 결정 후 나온 사법부의 첫 선고란 점에서 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쏠렸다.1번 타자는 오전 11시에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3부(부장판사 권성수). 재판부는 이날 인보사 성분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에 대해 “인보사 품목 허가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증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인보사 판매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에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하지만 네 시간 뒤에 나온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 판결은 달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안정성을 의심할 만한 데이터를 충분히 알았지만 식약처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의 손을 들어준 것. 이에 따라 인보사 판매를 재개하려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계획은 무산됐다. 상한가였던 주가는 2.1% 상승한 채 마감했다.
업계에선 두 재판부가 다소 ‘결’이 다른 판결을 내린 만큼 향후 품목허가 취소 2심 소송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승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에 패소판결을 내린 행정법원조차도 코오롱이 고의적으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며 “단순 실수에 너무 큰 벌을 내린다는 점에서 2심에선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국 식약처와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는 점도 코오롱생명과학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FDA는 지난해 4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했다. 2019년 5월 해당 임상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린 뒤 11개월간 검증한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미국 임상 3상은 투약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다.
임상이 지체된 사이 코오롱생명과학은 국제상업회의소(ICC) 판결에 따라 인보사를 기술수출했던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에 430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임상 3상 시료 생산처 변경 가능성을 밝히지 않은 점을 들어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이주현/남정민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