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소강 상태에 있던 해운주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해운 업황 회복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19일 국내 해운주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HMM(옛 현대상선)은 3.80% 오른 1만6400원에, 팬오션은 5.99% 뛴 531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해운도 0.75% 상승했다. 해운주는 작년 4분기 급등세를 나타내다가 올 들어선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세가 올 들어 둔화한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해운업 호황이 지속돼 국내 해운 3사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출의 90%를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올리는 HMM의 실적 전망이 가장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33.5% 급증한 2조2904억원으로 예상된다. 한 달 전과 비교해 69% 늘어났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중 최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 평균 SCFI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항구에서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연내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8척을 인도받아 노선을 늘리면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증권사 6곳 중 4곳이 HMM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벌크선 부문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올해부터 업황 회복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석탄과 철광석 수입량이 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달 들어 82% 뛰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세계해상운임선물거래(FFA) 시장에서 1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폭발하며 2008년 이후 최고량을 기록했고, 노르웨이 선사 골든오션이 벌크선을 18척 매입한 것은 올해 시황이 긍정적이란 신호”라고 해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벌크선 부문이 매출의 68%를 차지한 팬오션이 수혜주로 꼽힌다. 팬오션은 올해 13.2% 증가한 25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생절차 이후 9년 만에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것은 주주환원 정책이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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