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동안 맥을 못추던 정유주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한파로 인한 수급 차질로 유가가 들썩이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8일(현지시간)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산유국이 증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유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1.0%(0.62달러) 하락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인 6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유가 강세는 코로나19 완화로 인한 수요 기대감도 있지만 미국 한파에 따른 생산량 우려, 일본 지진으로 인한 설비 중단 등 공급 측면에서의 우려가 원인이다.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로 인해 전력, 가스 등 인프라 피해가 가중돼 화학·정유 설비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한파가 발생한 미국 남부는 미국 정제유 생산량 중 21%를 공급하는 대규모 정유·화학 설비가 집중된 지역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 13일 후쿠시마현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며 2개 이상의 정제 설비가 긴급 중단됐다. 일본은 난방유로 등유를 사용해 보통 겨울에 등유 수요가 높아지는데 중단된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데 2∼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개선 속도가 가속화되고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기름을 정제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인 정제마진도 함께 오른다.
전문가들은 정유·화학 최선호 종목으로 S-Oil과 롯데케미칼을 추천했다.
모든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S-Oil은 모회사 아람코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신규 고도화시설(RUC&ODC) 준공으로 인한 강력한 원가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경기 회복에 따른 추가적인 시황 개선이 예상된다. 아울러 전자·전지 소재 인수합병(M&A), 친환경 전략 등을 통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Oil은 화학부문 강세에 더해 정유업까지 회복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며 "화학부문 역시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데 롯데케미칼은 미국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설비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면서 MEG 강세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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