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설 특집 기획으로 선보였던 예능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이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KBS '조선팝 어게인' 무대에 일본풍의 성이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비판글이 올라왔다.
해당 배경이 등장한 시점은 밴드 이날치가 신곡 '여보나리'를 선보일 때였다. 이날치 뒤쪽 스크린에 일본 오사카성의 천수각과 유사한 형태의 성이 나타났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로 무대 영상에는 일본 센고쿠 시대 이후 지어진 성들의 상징과 같은 천수(덴슈) 양식의 건물이 나온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국악 무대에 일본성을 배경으로 넣다니 무슨 생각이냐", "딱 봐도 일본성인데", "제대로 검수하지 않은 듯"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선팝 어게인' 시청자 게시판에도 "범이 오사카성을 내려온다", "KBS가 아니라 JBS냐" 등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조선팝 어게인'이 국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트로트 등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한국의 얼을 담은 독보적 음색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선팝'을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그 중에서도 이날치는 판소리를 현대의 팝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이는 밴드로, 지난해 '범 내려온다'로 '1일 1범'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렸다는 평을 얻었다. '조선팝 어게인' 방송 당시에도 서울은 물론, 카이로, 아부다비, 모스크바, 파리, 자카르타, 멕시코시티, 상파울루 등 세계 여러 도시의 외국인 시청자들이 이날치의 무대를 봤다.
이날치의 신곡 '여보나리'는 '수궁가'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토끼의 간을 찾아 육지로 가야 하는 별주부가 홀어머니에게 하직하고 아내에게 작별을 고하는 장면을 판소리가 갖고 있는 고유의 해학과 반전으로 풀어낸다.
영상 속 일본풍의 성 앞으로 물고기 등이 지나가는 것 등으로 미루어보아, 용궁을 표현하려 한 의도로 읽히지만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한국의 곡을 소개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영상이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논란이 일자 KBS는 해당 무대 클립 영상을 유튜브와 포털사이트 등에서 비공개 처리했다. 현재 KBS는 이와 관련해 확인 중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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