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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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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듯 이 일도 선의로 시작됐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시 의회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근로자에게 시간당 4달러를 추가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 속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더 보상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의도대로 되진 않았다. 이 조례 때문에 유통기업 크로거는 롱비치 슈퍼마켓 두 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지역 노조 간부인 존 그랜트가 “그것은 무자비한 자본주의”라고 비판한 것처럼 근로자들이 또다시 탐욕에 희생됐다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무자비한 자본주의’를 탓하기보다 이 조례를 통과시킨 무모한 정치인들에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닐까. 그들의 개입으로 시간당 4달러의 추가 급여를 받게 됐는지 몰라도 200명가량의 직원은 다른 점포로 옮기거나 아예 다른 직장을 구해야 했다. 최저임금을 어떻게 정하든 실업자는 항상 생기고 그로 인해 그들은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그래서 경제학자 토머스 소웰의 격언처럼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항상 0’이다.
잃는 게 많은 최저임금 인상
앞으로 미 의회가 연방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할 때 이번 사건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롱비치 조례가 일시적으로 ‘영웅적 급여’로 명명됐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근로자에게 피해를 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작동했다. 롱비치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해당 조례를 통과시킨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에게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지난주 연방의회 예산국은 보고서 수치 조작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면 향후 4년간 90만 명의 미국인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40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하는 대가를 치른다는 점은 빠져 있다.

심지어 일부 민주당원조차 일률적으로 연방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너무 어리석은 수단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 만친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은 “연방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열려 있으며 11달러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했다. 키르스텐 시네마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피해 지원 법안은 단기적 구제에 국한해야 하며 예산 조정 절차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수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저임금 인상이 상원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민들도 지쳤다"
최저임금 인상 비용이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건 사실이다. 그 비용이 항상 급격한 일자리 감소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 비용을 흡수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가격을 올리거나 직원을 기계로 교체하거나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엔 근로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지만 반대로 더 적게 벌 수도 있다.

바이런 도널드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은 “최저임금 인상은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 국민은 일부 정치인의 진보적 희망에 대한 대가를 내는 데 지쳤다”고 주장했다. 진짜 그런지 롱비치 식료품점 종업원들에게 물어보자.

정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이 글은 윌리엄 맥건 WSJ 칼럼니스트가 쓴 ‘The Human Cost of a Minimum Wage’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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