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를 받는 30대 개그맨이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준서)는 1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적 목적 다중이용 장소 침입 등 혐의를 받는 개그맨 박모(30)씨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박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시설, 장애인 복지시설 각 3년 취업제한 명령도 원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재판부는 "1심 선고 이후 피해자 일부와 추가로 합의 했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형량을 감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 씨는 2018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KBS 연구동에 있는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손을 올려 용변을 보는 모습을 촬영하는 등 총 32회에 걸쳐 몰카를 찍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피해자를 15회에 걸쳐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이 촬영물 중 7개를 소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박 씨는 징역 2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시설, 장애인 복지시설 각 3년 취업제한을 받았다. 이에 검찰과 피고인 모두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겅찰은 지난 12월 박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결심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5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요청했다.
박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절대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많은 부분 자백하며 수사에 협조했다"고 강조하며 1심 판결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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