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거래 최대
지난해 전국에선 수익형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33만5556건을 기록했다. 201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거래량이 30만 건을 웃돌았다. 특히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 빌딩 거래가 급증했다. 중소형 빌딩 전문 중개업체인 원빌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상업·업무용 중소형 빌딩(5층 이하 빌딩) 거래금액은 22조3077억원에 달했다. 2019년(17조2183억원)에 비해 5조894억원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거래 건수도 2729건으로 2019년(2030건)보다 699건 증가했다.원빌딩 측은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꼬마빌딩 시장의 투자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오동협 원빌딩 대표는 “지난해 6·17 대책, 7·10 대책 등으로 고가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자 모두 정리하고 꼬마빌딩 한 채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 규제도 주택보다 덜해 매입 가격이 비싸도 안정적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와 상가도 관심 증가
벤처 및 스타트업 창업이 늘어나면서 소형 오피스와 업무시설로 이뤄진 지식산업센터도 주목받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 등의 업체와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을 의미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시행자 또는 소유자가 자금 및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해 최근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지식산업센터 공급은 최근 5년 사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경제만랩이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지식산업센터 현황(2020년 12월 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신규 승인 건수는 총 141건이다. 이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현황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127% 증가한 수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은 “1인 또는 소규모 기업이 증가하고, 기존 지식산업센터들의 노후화로 인한 갈아타기 수요까지 더해졌다”며 “비교적 자유로운 대출 환경, 세제 감면 혜택 등으로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오 팀장은 “다만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이 많아지면서 일부 분양 성적이 좋지 않다”며 “섣부른 투자보다 지식산업센터의 입지, 교통 환경, 상품 구성 등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상가는 투자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리금과 매매가격이 하락해 알짜 상가를 가장 낮은 가격에 매수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백신이 공급되고 코로나19 충격이 해소되면 상가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역세권, 대학가 인근 등 입지가 좋은 상가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올해도 수익형 관심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해 올해도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될 다주택자 관련 양도세 중과로 상업용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원상 원랩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변동에 따른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고 꾸준한 수익이 보장돼 오히려 시장 침체 때 거래가 늘어난다”고 했다.업무용·수익형 부동산 수익률도 회복되는 추세다.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분기 1.31%에서 3분기 1.14%까지 떨어졌다가 4분기 1.38%로 소폭 반등했다. 오피스빌딩은 1.59%(지난해 1분기)에서 1.32%로 떨어졌다가 1.64%로 회복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저금리 장기화와 시중 유동성 증가,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모든 상업용 부동산 자산가치가 상승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