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투자신탁, 일명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를 통해서다. 부동산 투자회사가 여러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한 뒤 발생한 수익을 돌려주는 간접투자 방식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 주식을 사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다. 대부분의 상장 리츠는 주당 1만원도 안 되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원할 때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5~8%가량의 고배당에 더해 주가가 오르면 시세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공모되는 리츠는 청약증거금을 내고 공모주관사 계좌를 통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국내 리츠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은 롯데리츠다. 시총 8753억원에 자산 규모는 3조원으로 롯데 계열의 백화점, 마트, 아울렛 등 리테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리테일 매출이 감소하면서 최근 1년 새 주가는 8.96% 떨어졌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을 기준으로 임대료가 변동되기 때문에 향후 매출이 반등하면서 임대수익 증가를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6.3%를 기록했다.
시총 1000억원 이상 국내 리츠 중 최근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ESR켄달스퀘어리츠다. 리츠 시장이 아직 코로나19에서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1개월 상승률이 10.85%를 기록했다. 높은 상승률은 전자상거래 트렌드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덕분이다. 물류센터 10개를 편입한 순수 물류리츠로, 배달 문화 혜택을 봤다. 이 밖에도 벨기에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카카오빌딩·크래프톤타워 등 국내 오피스에 투자하는 신한알파리츠가 국내에 상장돼 있다. 주유소를 편입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 이랜드리테일의 아울렛을 보유한 이리츠코크렙도 있다. 국내 리츠로선 처음으로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이지스하나글로벌리츠도 연내 상장할 예정이다.
종목을 고르기 힘들다면 리츠를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한국에 상장된 ETF 중에는 한국 리츠와 우선주를 담은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이 있다. 맥쿼리인프라,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현대차우 등을 편입했다. 리츠 ETF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ETF는 미국에 상장한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인덱스 펀드’(VNQ)다. 미국에 상장된 리츠 3분의 2를 포함하는 지수를 추종한다. 주가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고점보다 11.5% 낮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자이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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