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바꾼 기아가 9일 '혁신적인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선보이고,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아는 이날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지난해 공개한 중장기 전략 '플랜 S'의 구체화된 3대 핵심 사업을 공개했다. 지난해 공개한 플랜 S에는 전기차 사업 체제로의 전환과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바 있다.
기아는 플랜 S를 통해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전동화 차량 중심의 구조적 변화를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명이나 로고는 물론, 디자인과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아는 올해 출시되는 전기차 CV를 시작으로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과 내연기관 자동차 기반의 파생 전기차 4종 등 총 1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CV는 E-GMP를 적용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500km 이상 △4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100km 확보 △제로백 3초 등의 성능을 갖춘다. 자율주행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 기능을 탑재해 오는 7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2023년 출시하는 전용 전기차부터는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인 HDP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충전 인프라도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직접 투자를 통해 연내 고속도로 및 도심 거점 20개소에 120기의 초급속 충전 인프라를 마련한다. 제휴 충전소와의 협업을 통해 연내 약 50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기차 전담 정비 인프라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판매 비중도 전체의 4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기차는 2030년 연간 88만대 이상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일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도 오는 2022년 첫 차량을 선보이며 가속한다. 기아는 2022년 최초 모델인 PBV01을 출시하기로 했다. 48년간 군수차량을 개발하며 얻은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라인을 통해 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세분화된 제품 구성을 제공하고 2030년까지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을 통해 PBV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다양한 파트너십과 연계를 통해 경쟁력 높은 PBV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사업은 성장 기회가 있음에도 서비스 제공 업체가 없거나 경쟁 업체가 있더라도 생태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B2C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 기아는 도심별 환경 규제를 충족하고, 성장이 예상되는 점유형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서비스를 확장한다.
기아가 스페인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은 올해 기업 서비스와 점유형 서비스로 확장한다.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 운영하던 기아모빌리티 서비스도 올해 유럽 4개국에 신규 론칭한다. 친환경 정책과 연계해 성장하는 B2G(기업·정부간)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구독과 셰어링 결합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기아는 2021년 글로벌 실적 목표치로 전년 대비 12% 늘어난 완성차 292만2000대 판매(도매 기준)와 시장 점유율 3.7%를 제시했다. 매출 65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영업이익률 5.4%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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