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도로 설립돼 국내 인재 육성의 산실 역할을 한 삼성장학회가 해산한다. 2002년 설립된 지 19년 만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장학회는 최근 해산을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삼성장학회는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불거진 2015년을 마지막으로 신규 장학생을 선발하지 않아왔다. 작년을 끝으로 마지막 장학생 기수의 5년 간의 박사과정이 마무리되면서 그간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학술행사 등 네트워킹을 담당한 사무국도 사라질 예정이다.
삼성장학회는 이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이 담긴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2002년 자신의 이름을 따 현재의 삼성장학회인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02년은 이 회장의 "21세기엔 S급 인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천재경영론이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시기다. 장학회 설립을 위해 이 회장은 800억원, 당시 상무보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00억원 가량의 사재를 각각 출연하고, 삼성전자도 15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장학회는 매년 해외 유명 대학 및 대학원 유학생 100명을 선발해 1인당 5만달러씩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이어갔다. 2002년 1기 선발 이후 2015년 14기까지 총 14회에 걸쳐 1400명에 달하는 인재들을 지원했다.
삼성장학회는 국내 최고의 인재를 육성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장학회 출신 인재들은 현재 국내외 주요 대학, 연구소, 기업에서 활동 중이다. 유학 이후에도 학문 간 경계를 넘어선 교류를 지속하며 국내 지식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사는 02월09일(13: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