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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안방서 '장타 본능' 뽐낸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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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주 무대인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사진)이 유러피언투어에서도 ‘장타 본능’을 뽐냈다.

존슨은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의 로열 그린스GC(파70·7010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달러) 3라운드에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29.5야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그가 PGA투어에서 날리고 있는 평균 314.4야드를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그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도 각각 323야드, 313.5야드를 날려보내며 장타쇼를 펼쳤다.

존슨의 힘은 다른 세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그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3라운드에서 50%(50위)에 불과했지만 그린적중률은 83.3%(7위)에 달했다. 최대한 멀리 친 뒤 그린 주변 러프에서 공을 떠내 올리는 ‘밤 앤드 가우지(bomb and gouge)’ 전략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것이다. 장타를 앞세운 존슨은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를 쳐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번 대회에선 존슨의 위력적인 티샷에 사람이 직접 맞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대회 2라운드 10번홀에서 친 존슨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서 있던 자원봉사자에게 향했다. 공에 맞은 자원봉사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자리를 피해 코스 밖으로 걸어갔지만 이내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굽히며 고통을 숨기지 못했다. 골프를 중계하던 해설자는 “심한 타박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났을 존슨의 공은 자원봉사자 덕분에 멀리 벗어나지 않았다. 존슨은 이 홀을 파로 마무리한 덕분에 2라운드를 보기 없이 끝냈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이 처음 열린 2019년 대회에서 우승한 존슨은 매년 초청료를 받고 3년째 개근하고 있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존슨은 지난해 초청료로만 150만달러(약 16억8000만원)를 챙겼다. 이후 존슨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등 위상이 높아지면서 올해 초청료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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