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에 힘입어 20% 이상 급등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등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삼불화질소(NF3)를 만든다. 이날 급등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화학은 3일 20.16% 오른 22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2018년 7월 상장 뒤 최고가다. 정오를 전후로 2시간 정도는 상한가를 유지했다. 이 종목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28.1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92%)을 한참 웃돌았다. 개인이 이날 효성화학을 95억원어치 쓸어담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효성화학은 NF3 제조 분야에서 SK머티리얼즈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다.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경기가 반등하며 NF3 수요가 급증한 게 이 기업 실적 전망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3.3% 하회했지만, 올해는 1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7% 급증이 예상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NF3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최근 이 기업은 베트남 공장을 증설했는데, 다른 경쟁사들은 별다른 증설 소식이 없어 비교 우위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물을 활용한 반도체 세정용 가스 F2N2를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한 점도 마진율을 높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으로 5.1배였다. 이날 주가 급등분을 반영하더라도 6~7배 수준이다. 경쟁사 SK머티리얼즈(17.3배)보다 훨씬 낮다. 여전히 밸류에이션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아 추가 상승이 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공장이 아직 적자를 보고 있는 건 위험(리스크) 요인이다. 효성화학은 이 공장 증설에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는 공장 일부만 가동한 상태인데, 오는 7월에 추가 가동이 되면 적자 해소 가능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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