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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태오 "장애라는 편견·연민 없이 캐릭터 받아들였죠"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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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태오는 올해 가장 촉망받는 배우 중 하나다. 러시아 영화 '레토'로 칸 국제영화제에 입성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는 대중의 '쓸데없는 흥분, 비이성적 관심'('머니게임' 중에서)을 받고 있다. 독일 쾰른에서 태어나 미국, 영국에서 연기공부를 한 유태오는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국내 데뷔했다. 주로 해외 작품에서 인지도를 쌓았던 그가 지난해 '머니게임', '보건교사 안은영'에 이어 올해 '새해전야'를 통해 대중의 심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유태오가 출연한 홍지영 감독의 신작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영화다.

3일 열린 온라인 인터뷰에서 유태오는 "시나리오 읽었을 때보다 더 재밌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며 개봉 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연휴 시즌에 볼 수 있는 편한 로맨틱 코미디라 좋았다"고 했다.

극중 유태오는 세상의 편견에 부딪혀 연인 오월(최수영)에게 늘 미안한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 역을 맡았다. 래환은 특유의 근성과 끈기로 좋은 성적을 내며 스노우보드계의 유망주가 되고 오월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상황을 이용하려는 에이전시를 두고 오월과 충돌이 생긴다. 세상의 편견을 딛고 사랑을 지키려는 래환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래환 캐릭터의 실제 모델은 2018 제12회 평창 동계 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박항승 선수였다. 그는 "감독에게 링크를 받았다. 박항승 선수의 이야기였다. 팔과 다리가 없이 스노보드 국대가 되고, 아내분과 매우 사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래환은 다리 한 쪽에 의수를 달고 있는데, 의수로 걷는 부분은 CG다. 무릎 클로즈업 찍을 때 박항승 선수의 무릎이었다. 영화에도 나오신다"고 설명했다.

장애가 있지만 순수한 에너지를 내뿜는 래환. 유태오는 어떤 점을 고민하며 연기했을까. "래환은 자기가 어떻게 보이는지 상관 없지만 오월의 관계에 대한 시선은 신경쓴다. 장애는 래환에게 문제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내용이다. 많은 패럴림픽 선수들이 운동을 하시다 사고를 당한 후 패럴림픽으로 활동하신 경우가 많더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

연인 역을 연기한 최수영과의 연기 호흡은 만족 그자체였다. 그는 "처음부터 편한 사이라 어려움은 없었다. 요즘도 가끔 안부 문자를 주고 받기도 한다. 진짜 오래된 커플처럼, 오래된 친구같은 파트너십이 있다. 현장에서 한번도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우 스스로도 래환과 실제 자신의 모습이 싱크로율이 높다고 평가했다. 유태오 역시 13살 경부터 20살 때까지 독일에서 농구선수로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제 꿈이 한국사람으로 NBA에 가는 것이었다. 키가 180cm인테 선수로는 크지도 않다. 순발력으로 채우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했겠나. 이 키로 덩크를 할 정도였다. 한국에서 농구팀과 훈련도 했고 스카웃도 받았다. 그러다 십자인대 수술,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며 제 인생도 끝나는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히 패럴림픽 선수들처럼 그정도의 경험은 아니었을 테지만, 감정적으로 '잃었다'는 느낌이 뭔지 안다. 아버지도 축구 에이전트를 하시기도 해서 저는 운동선수들 속에서 인생을 살았다. 그렇게 다치고 6개월간 우울증에 빠져있기도 했다.걷기만 해도 고마운 상태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를 극복하게 된 것 새로운 정체성, 연기를 사랑하면서부터다"라고 덧붙였다.

유태오는 "래환과 닮은 건 순수함"이라면서도 "하지만 더는 더이상 순진하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며 가장 주의했던 부분은 연민을 가지지 않는 것이었다. 유태오는 "감독이 원한 연기와 제 해석이 같아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제 연기 철학은 아무 편견 없이 캐릭터에 접근하는 것이다. 그래야 제가 공감을 가지고 캐릭터를 감싸고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편견 없이 이야기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감정을 느끼면 연민을 연기하게 되는데 이번엔 잘 극복해낸 것 같다. 실제 모델이 반항심도 강하고 쿨한 분이라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유태오는 첫 로맨틱 코미디 출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칸 영화제 이후 연기 증명서 같은 걸 받은 느낌인데 연기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려면 인지도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인지도가 크지 않아서 그동안 단역, 악역, 임팩트 있는 역에 캐스팅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대중성 있는 캐릭터를 맡으며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게 2년이 걸렸고, 지금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는게 너무 고맙다. 강하고 악한 캐릭터는 많이 했으니 멜로, 로맨스를 꼭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유태오는 '새해전야'에 대해 "보고 나서 여행갔다 왔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면서 "여러모로 답답한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해소시키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이슈가 있는데 많이 와서 봐달라고 말씀은 못드리겠지만, 안전수칙을 잘 지켜가며 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새해전야'는 오는 2월 10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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