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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9500원이 적정하다는 KBS…20억 들여 평양지국 추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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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신료 인상을 결정한 한국방송공사(KBS)가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올렸다. 최종 인상 금액은 KBS 이사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KBS의 '2021년 1월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안'에 따르면 KBS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공적책무를 수행할 중·장기 계획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평양지국 개설 추진 등 북한 관련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평양지국 개설 추진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부정확한 보도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위해 평양지국 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극적이고 상징적인 조치'란 문구도 포함됐다.

KBS는 평양지국 개설과 함께 다양한 북한 관련 사업 계획도 수립했다. △'통일방송 주관 방송사'임을 명시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용역 진행 △학술회의 개최 △6·15 남북공동선언 및 8·15 광복절을 기념하는 '평양 열린음악회'·‘평양 노래자랑' 개최한다는 내용 등이다.

북한 관련 취재 보도 시스템 강화 방안을 위해선 26억6000만원의 예산안을 책정했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북·중 접견지역에 순회 특파원을 정례 파견하고 탈북민 출신의 전문기자를 채용하는 등의 실행방안이 담겼다.

해당 문건에서 KBS는 적정 수신료는 물가수준을 반영하면 9500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41년째 수신료가 2500원으로 동결된 상태임을 감안해 3840원으로 상정했다는 설명이다.

박대출 의원은 "현 정권과 여당의 친북 코드에 맞춰 KBS가 수신료 조정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KBS가 수신료를 올려 평양지국을 만든다면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의 정치 편향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KBS1 라디오 진행자인 김모 아나운서는 그동안 정부에 불리하거나 북한을 비판한 뉴스를 임의로 삭제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김 아나운서가 지난달 원고 중 일부를 빼고 전달하거나 일부 내용을 임의 추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KBS노동조합은 1일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KBS노조에 따르면 주말 뉴스를 진행한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10~12월 두 달간 20여 건의 기사를 자의적으로 삭제하거나 추가했다.

김 아나운서가 임의로 방송하지 않은 기사는 북한의 열병식 개최 관련 건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 진전 내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등이었다.

김 아나운서는 가장 중요한 뉴스인 '톱기사'를 삭제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열병식 실시 정황을 포착했다는 기사였다.

또 지난달 31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KBS에 불만이 있으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게시자는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 제목의 글을 통해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은 보장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한다.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건 없어도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 불만 있으면 입사하라"고 썼다. 해당 커뮤니티는 사내 직원 인증을 거쳐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KBS의 억대 연봉 논란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KBS의 반박 과정에서 이슈가 됐다.

김웅 의원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KBS 직원 60%가 연봉 1억원을 받는다"고 주장하자 KBS는 "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가 60% 이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1억원 이상 연봉자는 2020년도 연간 급여대장 기준으로 46.4%"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웅 의원은 재차 글을 올려 "KBS는 46.8%가 억대 연봉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웅 의원은 "최강 한화(야구단)의 선수는 대략 59명 정도다. 그중 올해 억대 연봉자는 단 10명으로 대략 17% 정도다. 아시다시피 프로야구 선수들의 선수생활은 매우 짧다"며 "(이에 비해) KBS는 스스로 46.8%가 억대 연봉이라고 주장한다. 지나치게 높은 고액 연봉"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1일 페이스북을 통해 "KBS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는 자체 노력부터 실천해야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은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KBS직원의 절반 가까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게다가 내부 직원이 '억대 연봉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글까지 올렸다니…국민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줬다"고도 했다.

이어 "최근에는 TV를 보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아예 TV가 집에 없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세금이나 다름없는 KBS 수신료를 1.5배 이상 올리자니 국민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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