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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송전용원전 검토'…"공식입장 아님" 문건공개 초강수에도 논란 계속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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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탈원전을 선언하고 국내 원전 건설을 중단했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북한엔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산업통산자원부(산업부)는 지난 1일 저녁 6쪽짜리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전격 공개했다.

산업부는 "현재 재판 중인 사안임에도 불필요한 논란의 종식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감안해 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자료 원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특히 "향후 북한 지역에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 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1안은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부지인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원전 2기와 사용후핵연료 저장고를 건설하고 방폐장 구축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2안은 DMZ에 원전을 건설하는 내용이며, 3안은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한 후 북한으로 송전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말미에 "북한 내 사용후핵연료 처분이 전제될 경우 1안이 소요시간과 사업비, 남한 내 에너지전환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현재 북미간 비핵화 조치의 내용, 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현 시점에서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되고 원전 건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추진체계, 세부적인 추진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공개된 원문은 삭제된 문건과 동일한 자료로, 산업부 내부 컴퓨터에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이날 원문을 공개하며 "2018년 4월 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로,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고 재차 밝혔다.

산업부는 "이 사안은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고,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해당 자료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원문 공개를 통해 논란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산업부는 공개된 530개 삭제 파일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174개이고 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272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 외 작성 시기 구분이 어려운 문서는 21개, 문서가 아닌 자료(jpg 등)는 63개로 파악됐다고 했다.

산업부가 의혹을 해소하고자 원문 공개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내용을 고려할 때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 신한울 3·4호기를 완공한 후 북한에 송전하는 3안은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도 상충한다.

보수 야권은 여전히 문건 작성 경위와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야 된다는 입장이다. 상부 지시도 없이 이런 구체적인 문건을 만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해 주는 것을 포함해 DMZ에 원전 건설, 신한울원전에서 송전해 주는 안까지 검토했음이 밝혀졌다"며 "문재인 정부는 핵무기 원료 확보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전을 갖는 것이 버킷리스트 1위인 김정은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서라면 대북제재, NPT협약, 환경문제도 걸림돌로 여기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북한에 전력을 보내줄 용도로만 건설해야 하고 그 이외 경우는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무조건 폐쇄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 듯하다"며 "이런 황당한 북한 원전 지원안을 검토하고 기획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적행위이고 여적죄다. 그것을 알았기에 난해한 파일명을 사용하며 숨기기 바빴고 관련 자료를 야밤에 도둑질하듯 몰래 폐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다면 문 대통령이, 산자부 공무원들이 했다면 그들이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솔직하게 해명해야 한다. 2018년 4월 27일 도보다리 위에서 김정은에게 원전건설 제안 의혹을 포함해 USB에 무엇을 담아서 전달했는지도 말이다. 지난해 6월 김여정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겹다'는 말폭탄을 날리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것도 그때 제안한 달콤한 제안들에 대한 독촉장은 아니었는지 국민들은 궁금해 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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