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로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군부가 통신망을 끊으면서 지난 1일에는 현지 금융 영업이 전면 중단됐다. 2일 오전부터 속속 영업이 재개됐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은행 12개와 손해보험사 1개, 여신전문금융사 8개 등 총 21개다. 미얀마가 ‘금융 개방’을 선언한 2014년 전후로 대거 진출했다.
미얀마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카드사와 캐피털업체들은 소매금융 영업을 할 수 있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속속 세우기도 했다. 금융사 관계자는 “매년 6~7%씩 성장하는 미얀마를 동남아시아 공략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 러시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도 현지 공략에 열을 올린 금융사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다. 국민은행은 쿠데타 발생 불과 4일 전인 지난달 28일 현지법인 출범식을 열었다. 산업은행도 현지 기업금융을 위한 지점을 지난달 8일 열었고, 농협은행은 작년 10월 사무소를 열었다. 미얀마 군부는 2일 민주정부의 장관을 끌어내리는 인사를 했다. 국내 금융사들과 소통하던 정부 측 인사가 한꺼번에 교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주재원과 현지에서 고용한 직원들의 안전이다. 본사가 모여 있는 양곤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아웅산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재구금된 수도 네피도 주변에선 약탈과 방화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관계자는 “은행보다는 일반인의 직접 이용이 많은 마이크로 파이낸스 법인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군부가 완전한 집권에 성공할지, 집권 후 금융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미얀마 사업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박진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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