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4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다.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초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부정적이었던 이낙연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 라이벌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복지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지사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기본소득 등 보편 복지 정책에 힘입어 최근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대표 연설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합니다. 지체없이 벼랑 끝 서민의 삶을 살립시다'라는 글을 올리며 반겼다.
그는 "방법론에 대한 건강한 토론을 지나 이제 신속한 실천과 행동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말씀주신 신복지체계는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길이다. 상생연대 3법, 생애주기별 소득지원 등도 국민의 삶을 바꾸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뿐 아니라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 등의 신복지 구상을 발표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표님께서 훌륭한 방향 제시를 해주셨다"며 "국민께 부여받은 180석의 막중한 책임과 권한으로 당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저도 더불어민주당 원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해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재정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숫자로만 비교되고 끝날 사안이 아니고 화수분도 아니다"라며 "정부도 가능한 모든 분들께 최대한 지원을 하고 싶지만 여건은 결코 녹록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 운영에는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보다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적재적소(適材適所)' 가치가 매우 중요하고 또 기본"이라고 부연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또 "우리 재정상황을 두고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본 적이 있는데 재정을 너무 쉽게 본 것"이라며 "재정이 제 역할을 안 한다고, 단순히 곳간지기만 한다고 기재부를 폄하하고 지적하지만 적절하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재정의 확장 편성과 지난해 59년만 4차례 추경으로 지원했고 예산실 한 사무관이 사무실에서 쓰러지는 등 기재부 직원 모두가 사투를 벌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귀한 지적과 비판은 경청하고 합리적으로 수용할 것이 있으면 주저 없이 수용하겠지만 기재부 직원들은 진중함과 무게감이 없는 지적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기재부를 향한 어떠한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을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그칠 때를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의 지지지지(知止止止)를 언급하며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처럼 의연하고 담백하게 나아가길 바란다"며 "기재부 직원들의 뛰어난 역량과 고귀한 열정, 책임감 있는 사명감과 사투 의지를 믿고 응원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