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기대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FDA가 바이오젠의 의견을 받아들여 심사 기간을 3개월 연장했기 때문이다. 최종 허가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판 허가가 나오면 알츠하이머 진단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FDA는 다음달 7일 아두카누맙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바이오젠의 요청에 따라 추가 제출된 자료를 더 검토하겠다며 심사를 3개월 더 연장했다.
바이오업계에선 심사기간 연장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노승원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FDA가 자문위원회의 압도적인 허가 반대 권고를 뒤집을 때는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 심사 기간을 연장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FDA 말초중추신경계 약물자문위원회는 아두카누맙 승인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 11명 중 1명만 허가를 찬성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7월 FDA에 추가 임상시험 데이터를 제출한 바 있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쌓이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후보물질은 임상 중단, 재개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8년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아두카누맙을 투여하고 1년6개월간 관찰했더니 질병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임상은 경증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85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고 용량인 10㎎/㎏(체중 1㎏ 기준으로 환산한 투여량)을 투여받은 환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가 느리게 진행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FDA는 오는 6월 7일 아두카누맙 시판 허가의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재심사 끝에 허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된다.
국내 진단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를 정확히 진단하려면 아밀로이드 PET-CT를 찍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밀로이드베타가 더 잘 보이도록 조영제를 넣는다. 퓨쳐켐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방사성 동위원소와 전구체(펩타이드)를 조합한 방사성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피플바이오는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판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국내 대형 민간검진센터와 대학병원 검진센터 등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메디프론디비티가 퀀타매트릭스와 공동 연구개발한 진단 키트 역시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시판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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