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월간 평균 기준으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망이 보다 촘촘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02%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79%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8월(연 2.55%)에서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금리는 0.49%포인트 오른 연 3.5%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연 3.5%) 후 최고치다. 지난해 8월에 연 2.86%까지 떨어졌던 신용대출 금리는 이후 상승 추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은행의 신용대출 총량 관리를 골자로 하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놓은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규제를 내놓자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도 깎았다.
올 들어서도 각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8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2%포인트(최저금리 기준) 높였다. 같은 날 하나은행은 고소득·고신용자 신용대출인 '하나원큐신용대출(우량)' 상품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0.1%포인트 깎았다. 우리은행은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10개 상품의 한도를 모두 5000만원으로 줄였다.
대출 금리가 지표로 삼은 시장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영향도 작용했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연 0.92%로 전달(0.9%)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연 2.59%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8월(연 2.39%) 이후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2.73%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연 2.89%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도 연 2.51%로 0.02%포인트 올랐다. 가계와 기업대출을 합한 전체 대출 금리는 평균 연 2.74%로 0.03%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9%로 전달과 변화가 없었다.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도 연 1.02%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금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1년 동안 묻어두면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떼고날 경우 손에 쥐는 돈이 평균 86만2920원에 불과하다. 정기예금 금리가 낮은 만큼 최근 자금이 은행에서 빠져나와 증시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