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식시장. 13년 간 지속된 박스피를 겨우 탈출한 이 시점에 먼 훗날의 코스피 5000을 논하는 것은 분명 성급한 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꿈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든 인류 역사 발전 과정을 놓고 볼 때 이 또한 지금부터 준비하면 꿈을 앞당길 수도 있기에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동학개미 전성시대와 박스피 탈출하자그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의 무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돈을 잃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그에 비해 외국인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작년에만 100조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기관투자자 또한 월등한 승률을 보여 왔음은 불문가지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이후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폭등에 좌절한 2030세대의 진입이 기폭제가 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이 주도하는 장이 펼쳐지고 있으며, 공부하는 스마트 개미의 가세로 수익률도 과거 대비 괄목할만하게 높아졌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합쳐져 두 차례의 공매도 금지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지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개인은 주식시장 거래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대 주주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주식시장에도 당연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개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박스권 지수를 돌파했는데 상승 추세를 계속 이어가려면 금융당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코스피, 이제는 위로 치솟아야 할 시간입니다코스피는 전 고점을 돌파한 이후 순항 중인데 그 추세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 지난 세월은 주식투자자에게 암흑 같은 터널이었습니다. 이제 그 터널을 지나 높이 솟아오를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코스피 5000’. 그 꿈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중요합니다. 지수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원인을 찾아내어 제거하고, 상승 기류를 타게 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가 급선무입니다.
혁신적인 공매도 개선 대책 수립에 박차를 가해야 함은 당연하고 개인투자자 보호 정책 또한 과감히 추진해야 합니다. 공매도는 순기능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역기능이 압도적인데 13년 동안의 박스피가 그 증거입니다.
자생력이 충분한 외국인과 기관의 편의는 이제 조금 뒷전에 둬도 됩니다. 개인투자자 전성시대를 유지하고 주가지수가 장기 상승 곡선을 그리면 국가 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이 자명합니다.
상법 개정으로 매력덩어리 주식시장을 만듭시다매력적인 사람은 시선이 집중되고 가치가 남다릅니다. 무엇이 매력적인 주식시장을 만들까. 기업가치 제고와 배당성향 상향은 필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도 중요할 것입니다.
코스피 5000과 조우하려면 수많은 요인의 결합이 있어야겠지만 주식시장 토양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경제 정책이 성공을 거둬 상장회사의 성장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주주와 공유해야 하는데 그를 위해 이사 선관의무 조항인 현행 상법 제382조 3항을 ‘회사를 위하여’가 아닌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로 시급히 개정해야 합니다.
현재는 주주 권리를 침해하더라도 회사를 위해 일했다면 처벌할 수 없게 되어있는데 이 부분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배당 성향을 높이면 주가는 자연스레 상승합니다. 순이익 대비 주주 환원 비율이 우리나라는 17% 수준인데 비해 주요 국가는 33%~90% 수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상속증여세 인하 추진도 증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동산 폭등을 연착륙시키려면 주식시장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투자자 보호 조직 신설과 함께 정부가 정책으로 지원해줘야 합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코스피 5000 시대! 힘을 합해 그날을 앞당깁시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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