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전용 84㎡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서울 25개의 모든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게 됐다. 전국 집값이 오르면서 수요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 '역풍선효과' 때문이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창동 리버타운) 전용 84㎡는 지난 22일 10억5000만원(15층)에 매매 계약이 나왔다. 작년 12월(9억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전용 84㎡ 기준 도봉구에서 최고 거래가다.
도봉구의 '10억 클럽' 가입은 예정된 분위기였다. 작년 12월23일 창동의 '동아청솔' 전용 84㎡가 9억9900만원(9층)에 매매된 바 있다. 중랑구를 비롯해 노원·강북구에서는 지난해 6~7월께 잇따라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차례로 10억원을 넘어섰다.
도봉구는 서울 외곽으로 불리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중 한 곳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에 서민들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주거밀집 지역 중 하나였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공급면적 3.3㎡당 1973만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2000만원 미만인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에서는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역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집값이 올랐다. 지방까지 풍선효과가 번지면서 수요자들이 서울로 다시 들어오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세입자들까지 내 집 마련 대열에 합류하면서 집값이 상승세를 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노원구 아파트값은 21.28% 올랐고, 강북구(17.08%), 구로구(16.4%) 등의 순이었다.
외곽지역에서는 거래량 증가도 두드러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444건으로 전달(6351건) 대비 17.2% 증가했다. 같은기간 금천구는 120%(116 → 256건), 강북구 49.5%(107 → 160건) 관악구 22.9%(179 → 220건), 노원구 26.1%(620 → 782건) 등으로 늘어났다. 도봉구구 또한 201건에서 357건으로 18.6% 늘었는데, 이전 한달인 10월에서 11월에는 47.5%가 증가한 바 있다. 신고일수가 남아 있다보니 거래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올해 서울에서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66만3291가구로 절반이 넘는 51.9%에 달했다. 9억원 초과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서초구(95%)였고, 강남(94%), 용산(90%), 송파(89%), 성동(85%) 순으로 나타났다. 도봉(4%), 강북(5%), 중랑(7%), 노원(8%) 등은 고가 아파트 비중이 낮았지만 최근의 상승세로 비율은 늘어날 전망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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