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품질 비용 충당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 여파로 3조원을 하회했다.
현대차는 2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7%, 22.9% 감소한 103조9976억원, 2조78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충당금 2조1352억원을 적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뚜렷한 반등 기조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1%, 40.9% 증가한 29조2434억원, 1조6410억원을 거뒀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1조5217억원, 1조376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4.4%, 78.3% 늘어났다.
현대차가 연간으로 전 세계에 판매한 차량은 2019년 442만5528대에서 2020년 374만4737대로 15.4% 줄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네시스 GV80, G80 등 고급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고급차와 SUV 판매가 증가하며 영업이익률도 개선됐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5.6%로 2017년 3분기 5.0%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 현대차는 올해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더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 현대차는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길 기대하긴 어렵고 경쟁심화와 비우호적 환율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2021년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을 전년 대비 14~15%,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4~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UV 판매 확대와 생산·손익 최적화 △원가혁신 가속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며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브랜드 글로벌 시장 안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으로 탑재한 아이오닉5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아이오닉5를 유럽에 선보인다"며 "한국과 미국에도 순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이어 제네시스 G80 전기차 eG80와 제네시스 준중형 SUV JW(프로젝트명)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전기차 판매량 16만대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반기 북미 시장에 SUV 제네시스 GV70 판매를 시작하고 하반기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판매도 개시하기로 했다. 올해 완성차 판매 목표는 국내시장 74만1500대, 해외시장 341만8500대 등 총 416만대로 수립했다.
올해 8조9000억원 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연내 설비투자(CAPEX) 4조5000억원과 연구개발(R&D) 투자 3조50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전략 투자에도 9000억원을 배정했다. 한편, 2020년 기말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3000원을 유지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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