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의 자격을 강화한다는 예고에 경기도 안성에서 나온 무순위에 수천명이 몰렸다. 안성은 주택경기 침체에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지역민들이 반발이 있었던 곳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무순위 청약으로 636가구를 모집한 '쌍용 더 플래티넘 프리미어'에 3606명이 몰려 평균경쟁률 5.6대 1을 나타냈다. 이번에 모집한 5개의 주택형 중 경쟁률이 높았던 곳은 펜트하우스인 129㎡P형이었다. 1가구를 모집하는데 147명이 신청해 14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프리미어는 전용면적 59∼141㎡ 1696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오는 29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30일부터 3일간 계약을 진행한다. 이번에 청약 자격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년이면 누구나 가능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 및 당첨자관리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는 잔여세대가 나와도 무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마감됐다. 특별한 자격조건도 요구되지 않는데다 재당첨 제한도 받지 않아서다. 경기도 평택시에서는 'e편한세상 비전 센터포레'가 42.2대 1, 'e편한세상 지제역'이 5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바 있다. 총 1134가구 규모로 공급한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2차’의 경우 정당 계약률은 저조했지만, 무순위 청약에서 3.3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고 계약이 마무리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순위 청약은 이르면 3월부터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정부가 무순위 물량에 대한 신청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무순위 물량의 신청자격을기존 '성년자(지역제한 없음)'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변경된다.
무순위 물량이 규제지역(투기과열, 조정대상)에서 공급된 경우에는 일반청약과 동일하게 재당첨제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 재당첨제한 기간은 10년, 조정대상지역은 7년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로 묶인 경기도에서 유주택자는 무순위 청약을 통해 새 아파트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에서의 관측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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