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25일 올해 식문화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탈(脫)삼시세끼(All day meal) △새로운 집밥(Beyond Eat) △MZ세대의 요리(Cooking by MZ)를 꼽았다.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이 지난해 상반기 4700명을 대상으로 약 9만 건의 식단과 26만 건의 조리 방법·메뉴를 분석해 예측한 결과다.
CJ제일제당은 늘어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에 따라 집 안 체류 시간이 늘면서 삼시세끼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엔 야식이나 간식 등 ‘네 번째 끼니(4th meal)’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올해는 ‘아점(Brunch)’과 ‘점저(Lunner)’, ‘야식+α’ 등과 같이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식사하는 경향이 짙어질 전망이다. 실제 식사 시간대를 분석해 보면 아침 점심 저녁은 지난해 대비 각각 1.4%, 0.3%, 0.3% 줄어든 반면 아점과 점저는 각각 0.5%,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방식을 살펴보면 아점과 점저에는 가정간편식(HMR)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전년 대비 각각 3.6%, 4.3% 늘었다. 배달이나 포장 음식으로 식사하는 비율도 1.5% 증가했다. HMR 소비는 시간약자(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최선의 한 끼’로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HMR과 배달음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집밥’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집에서 먹는 끼니 수가 크게 늘면서 집밥의 의미가 ‘집에서 직접 조리·요리한 밥’에서 ‘내가 차린 밥상’으로 확장됐다. SNS에는 HMR이나 밀키트, 배달음식으로 밥상을 차린 뒤 이를 집밥으로 소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의무적인 끼니의 의미에 ‘휴식과 놀이’ 개념이 더해진 것도 특징이다.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며 즐기는 ‘넷플릭스 스낵’, 가족이 함께 도전해보는 ‘홈베이킹’, SNS 채널을 통한 ‘요리챌린지’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횟수가 늘어난 유일한 세대는 MZ세대로 나타났다. 주로 외식을 선호하던 MZ세대에 나타난 큰 변화로 풀이된다. 이들은 요리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메뉴를 탐색하고 조리한 뒤 SNS에 후기를 공유하는 등 경험을 중시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발효식품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글로벌 포털 사이트에서 김치 면역력과 관련한 검색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도 큰 변화로 뽑혔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김유섭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 상무는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와 고추장 등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확대의 새로운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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