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막대한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자영업 손실보상제 도입을 언급한 직후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재정적자 우려에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정세균 탠트럼(발작)’이 금융시장을 덮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58%로 전날보다 0.052%포인트 올랐다. 2020년 1월 20일(연 1.762%) 후 최고치다. 20년물 국고채 금리도 0.034%포인트 오른 연 1.867%에 마감하며 2019년 5월 22일(연 1.872%) 후 최고를 기록했다.
다른 만기물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3년물 국고채 금리도 0.022%포인트 오른 연 0.993%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연 0.999%) 후 최고치다. 1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0.689%로 0.007%포인트 올랐다. 5년물 국고채 금리는 0.039%포인트 오른 연 1.326%를 기록했다.
지표금리인 3년물의 경우 사상 최저인 지난해 8월 5일의 연 0.795%에 비해 0.2%포인트가량, 10년물의 경우 지난해 7월 30일의 연 1.281%에 비해 0.48%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급등한 것은 국고채 수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기획재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자영업 손실보상제 추진 의지를 드러내자 국채가 쏟아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국채가 추가로 24조~100조원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돌았다. 국채가 늘면 당연히 국채 금리는 치솟게 된다. 시장 한 참가자는 “그렇지 않아도 국채 물량이 계속해서 느는데 정 총리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금요일의 금리 급등을 ‘정세균 탠트럼’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끌어내렸지만 시장금리가 뛰면서 통화정책도 혼선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금리를 낮춰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지만 국채가 많이 발행되면서 오히려 시장금리는 뛰어 통화정책이 효과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서민·자영업자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