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보’ 전인지(27)가 올해 첫 대회부터 경쾌한 출발과 함께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전인지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포시즌G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첫날 3언더파를 쳐 공동 10위에 올랐다. 1위는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은 재미동포 대니엘 강(29)이 차지했다. 이 대회는 2018~2020시즌 LPGA 투어 대회 우승자 25명이 초청 명사와 짝을 이뤄 경쟁하는 독특한 형태로 치러진다.
전인지는 버디 6개와 트리플보기 1개를 묶었다. 첫홀인 10번홀(파5) 버디에 이어 12번홀(파4), 13번홀(파5) 연속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3번홀(파3)과 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6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해 발목이 잡혔다. 다행히 7번홀(파5) 버디로 충격을 덜며 다음 라운드를 기약했다.
전인지는 2015년 ‘비회원’ 신분으로 US여자오픈을 제패해 이듬해 LPGA투어에 입성했다. 2016년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2년 넘게 극도의 슬럼프를 겪었다. 전인지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럼프 기간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고, 조울증도 조금 있었다”며 “이번 겨울 휴식기에 멘탈 코치와 상담을 통해 거의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성기 경기력을 회복했고, 동계훈련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올해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집을 장만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세영(28)의 이웃집을 샀다는 전인지는 “진작부터 미국에 집을 구하고 싶었다”며 “이제는 더 편하게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어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8년 은퇴 후 공식경기에 처음 출전한 ‘골프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해 34점으로 초청 명사 부문 7위에 올랐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전설’ 존 스몰츠는 35점으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