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몸속 면역 물질이 8주 뒤에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에서 유행하는 변이에 대해서는 면역 반응이 다소 약해졌다. 치료제와 백신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자이준 왕 미국 록펠러대 연구팀은 19일(현지시간) mRNA 백신 접종자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분석한 논문을 사전공개 사이트(bioRxiv)에 공개했다. 정식 논문으로 출간되지 않아 동료 평가(논문 심사)를 받지 않은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0월19일부터 올해 1월15일까지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을 두번 맞은 20명의 혈액을 모집해 분석했다. 연구 참여자 중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6명, 모더나 백신은 14명이 맞았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인 없는 사람들이다.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도 없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자들의 혈액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과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부위(RBD)에 대항하는 면역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분석했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이 단백질의 RBD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속 세포에 들어갈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물질은 면역글로블린M(IgM)과 면역글로블린G(IgG)를 확인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자들은 모두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RBD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높았다. 두 번째 백신을 접종한 뒤 3~14주 지난 뒤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면역력)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지 1개월 정도 된 환자와 비슷했다. 감염 후 6개월 지난 환자들보다는 백신 접종자의 중화능력이 더 높았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사이에 중화능 차이는 없었다. 백신으로 충분한 면역력을 만들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자들의 몸 속에 생긴 면역물질이 코로나19 변이도 중화시킬 수 있는지 추가 시험을 했다. 영국 변이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에 공통으로 포함된 N501Y, K417N 등 10개의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자들의 몸 속 혈장은 E484K과 N501Y, K417N·E484K·N501Y 콤비네이션 중화력이 1~3배, 1.3~2.5배, 1.1~3배 정도 떨어졌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mRNA 백신으로 유도된 중화능력이 RBD 변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개 혈장 속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줄지만 기억 B세포 등의 면역 기억은 오래 이어진다. 이들은 백신을 통해 만들어진 기억 B세포가 RBD와 결합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했더니 시간이 지나도 RBD를 인식하는 기억 B세포 비율이 계속 유지됐다.
연구팀은 단일항체의 중화능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항체 17개를 뽑아 변이에 대한 대응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9개 항체가 E484K 변이에 대해 최소 10배 정도 효과가 떨어졌다. 5개 항체는 K417N 대응력이 떨어졌고 4개 항체는 N501Y 대응력이 10배 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처럼 RBD에 대한 항체 반응이 생긴다"며 "다만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 등 바이러스 변이가 백신 중화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백신 효과가 떨어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