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4명 중 1명꼴로 우울 증상을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손지훈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1저자 강은교·이선영 교수)은 대구 인근 생활치료센터 입소 코로나19 환자 107명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3월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경증 환자 관리를 위해 약 한 달여 간 경북 문경에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한 바 있다.
연구팀이 우울증 평가도구(PHQ-9) 및 불안장애를 측정하는 평가도구(GAD-7)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입소 첫 주에 중등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24.3%에 달했다.
우울증으로 진단받기 직전 단계인 중등도 수준이 17.8%, 고도의 우울 증상을 보여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수준이 6.5%였다.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는 14.9%,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의심할 수 있는 환자는 5.6%로 나타났다.
이런 우울,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존에 정신질환을 앓았는지 여부와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편견이나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등이 꼽혔다.
손 교수는 "정신질환 이력과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낙인 역시 환자의 우울과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생활치료센터에서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 환자들이 지속해서 치료받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배척하거나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사회적 낙인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