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인이 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한 가운데 정인이 부검 결과 재감정에 나섰던 법의학자는 "입양 직후부터 학대가 시작됐다"고 추정했다.
이정빈 가천의대 법의학과 석좌교수는 14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정인이 양모는 겨드랑이 급소도 때린 흔적이 있었다"며 "겨드랑이 왼쪽을 보면 상처를 입었다는 반흔이, 자국이 세 군데가 있다. 팔을 들고 때려야 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이정빈 교수는 "여기를 맞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냐 하면 여기 신경다발이 있다. 팔로 가는 모든 신경다발이. 그게 막 충격을 받으면서 제가 한 번 맞아봤는데.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고 그냥 까무러친다. 그냥 탁 맞았을 때 넘어질 정도다. 이건 말도 못 할 고통이다. 아마 내가 겪어본 중에 제일 강한 그런 고통, 그걸 받았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인이 양모가 겨드랑이를 때린 이유에 대해서는 "엉덩이를 계속 때리다 보면 굳은살이 생긴다. 때려도 안 아프다"며 "그다음 택하는 데가 옆구리하고 나중에 가서는 겨드랑이"라고 부연했다.
양모 측이 지속적인 학대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늑골 골절이 7군데가 있다. 이중 치유된 것 있고 어떤 건 치유 중에 있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최근에 발생한 게 있다"며 "늑골이 부러져서 거의 다 치유됐다고 그럴려면 적어도 5개월 이상이 걸린다. 5개월 이상이라고 그러면 10월 13일날 죽었으니 5월부터 학대가 시작된 것이다. 5월은 입양되고 얼마 안 되고부터"라고 지적했다.
정인이가 평소 잘 웃지 않고 얌전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늑골이 골절되면 움직이면 아파서 침도 못 뱉고, 웃지도, 울지도 못 한다"며 "엄마가 뭐라고 그랬냐 하면 얘는 잘 울지도 않는 애라고 그랬다. 울어야 되는데 울면 아프니까 못 울 정도로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해 10월 서울 양천구 소재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당시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신체 곳곳에는 뼈가 부러진 흔적도 있었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