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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企 90% "경영 암울"…해법 어려운 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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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9명꼴로 올해 경영상황을 ‘암울하다’고 답한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1 경영전망조사’를 보면 유례없는 코로나 충격을 겪었던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나쁠 것이라는 답변이 48%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42%에 이른다. 코로나 쇼크가 장기화하는 것부터 예삿일이 아니지만, 악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이 이처럼 많다는 게 큰 걱정이다. 전반적인 양극화 와중의 장기간 내수부진과 세계경제 역성장에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절박함이 조사결과에 그대로 투영돼 있다.

주목되는 것은 위기 타개책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정부와 여당에 바라는 해법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것들이다. 아주 새로운 것도, 무리한 것도 없다. 지난해부터 모든 경제단체들과 학계 등에서 줄곧 주장해온 내용들이다.

중소기업인들이 정부·여당에 바라는 대책은 ‘내수활성화 지원’(48%, 복수응답), ‘정책금융·세제 지원’(44%), ‘기업규제 완화’(38%),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28%) 같은 것들이다. ‘내수활성화’의 방법론에서 약간의 논쟁이 뒤따를 수 있는 정도일 뿐, 나머지는 불황 때 시행가능한 대책의 정석이다. 어려울 것도 없다. 정책금융 활성화와 세제 지원 필요성은 새삼 거론할 것도 없다. 기업규제 완화 또한 빚 내서 충당하는 재정을 동원하지 않고도 기업의 짐을 덜어주고, 새로운 사업거리까지 찾게 해주는 효과적인 대책이다. 정부 스스로도 수없이 내세워 왔으면서도 실질적 개선에 나서지 않은 게 문제일 뿐이다.

주 52시간제도 마찬가지다. 노사가 잘 협의하면 그만일 근로시간을 법으로 무리하게 강제해 비롯된 중소기업계의 충격과 혼란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보다 더하다는 하소연이다. 현 정부의 고용·노동시장 규제정책의 상징처럼 됐다. 이 또한 중소기업계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한다면 돈 들이지 않고도 경영환경을 개선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번 조사는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처리하기 전에 실시된 것이다. 법 통과 후 중소기업 CEO들의 좌절감과 두려움이 얼마나 클지 모른다. 반(反)기업 정책과 규제입법으로 사면초가인 중소기업에는 올 한 해가 예측불가의 ‘최악의 해’가 될 수 있다. 이런 식이면 내년인들 나아질까 싶다. 이런 중소기업들의 애절한 호소에 귀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적극 나서라고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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