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이 "눈물이 핑 돈다"는 소감을 밝힌 한 시민의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수령 후기가 홍보 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버팀목자금 지급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수장인 박영선 장관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2차 때 이골이 났는지 주야로 교대로 일하고 있나 보다. 1, 2차 때 못 받았는데 3차는 받아서 기분 좋다"며 기뻐하는 시민의 글과 "너무 축하드린다. 저도 3차만 300만원 받았는데 1, 2차 못 받은 설움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현재 제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 중^^"이라는 댓글을 공유했다.
박영선 장관은 "아침에 눈 뜨니 누가 보내준 카페글 사진"이라며 "노래방에서 좋아서 혼자 노래 중^^ 이라는 대목에서 제겐 눈물이 핑~~~ 아! 노래방을 하셨군요. 잘 버텨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런 기쁨을 드릴 수 있다니 보람을 느낀다. 가슴이 아려 눈물이 핑 돈다"고 했다.
그런데 해당 댓글 작성자의 블로그에는 "홍보를 비롯한 여러가지...."라는 소개 글이 보인다. 블로그에는 '새해맞이 소문내기 이벤트' 등 홍보 관련 글이 수백개가 올라와 있었다. 노래방 자영업자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어서 홍보성 후기 같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같은 정황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져 중기부가 홍보업체를 통해 버팀목자금 수령 후기글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중기부 측은 "홍보업체를 통해 버팀목자금 수령 후기글을 작성하게 한 적이 없다"며 "(댓글을 남긴 누리꾼) 블로그에 왜 그런 홍보 글들이 있는지는 저희도 모르겠다. 저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 측은 "해당 댓글을 남긴 누리꾼 아이디를 검색해보니 실제 노래방 업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경닷컴>은 해당 댓글을 남긴 작성자 연락처를 입수해 직접 입장을 물었다.
작성자는 "노래방은 저희 어머니가 운영하고 있고 저는 어머니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팀목자금은 어머니에게 지급된 것으로 "어쨌든 한 가족이니 저도 지원금이 들어온 게 기뻤다"고 덧붙였다.
홍보업체 의혹에 대해선 "저는 현재 홍보업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과거에 '마이팅(인맥관리 서비스)'이라는 걸 잠깐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의 블로그에는 최근에도 '새해맞이 소문내기 이벤트'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작성자는 "전문적으로 홍보 행위를 한 게 아니다. 페이스북 이벤트에 참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