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지방에 있는 대학들의 경쟁률이 3 대 1 미만으로 ‘미달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부산대를 비롯한 주요 국립대는 경쟁률 3 대 1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중위권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정원 미달’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전국 209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3.6 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4.6 대 1)와 비교하면 경쟁률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방권 대학들의 경쟁률 하락폭이 컸다. 2020학년도 지방대 정시 경쟁률은 3.9 대 1이었으나 올해는 2.7 대 1까지 떨어졌다. 서울권 대학들은 평균 5.6 대 1에서 5.1 대 1로 소폭 하락했다.
전남대는 전날 마감된 2021학년도 정시에서 1629명 모집에 4398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이 2.7 대 1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이 학교의 정시 경쟁률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전남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2.79 대 1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이후 줄곧 3 대 1 이상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경쟁률이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정원 미달’로 본다. 정시모집에선 총 세 번 지원이 가능해 중복합격자가 다수 발생한다. 경쟁률 3 대 1 미만인 학교는 합격자 중 이탈자가 발생하면 정원 미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거점국립대들도 전년보다 경쟁률이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경북대의 올해 정시 경쟁률은 3.11 대 1로 전년도(3.59 대 1)보다 대폭 감소했고, 전북대도 올해 3.17 대 1로 전년도(3.87 대 1)와 비교해 경쟁률이 크게 감소했다. 이 외에도 △부산대(3.35 대 1→3.24 대 1) △충남대(3.76 대 1→3.30 대 1) △경상대(3.98 대 1→3.40 대 1) △제주대(4.62 대 1→3.82 대 1) △충북대(5.65 대 1→4.27 대 1)도 모두 전년보다 정시 경쟁률이 하락했다. 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강원대만 3.59 대 1로 전년보다 경쟁률이 소폭 올라갔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인구 감소폭이 큰 데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의 경우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경쟁률 하락폭이 더 컸다”며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거리가 가까운 충북대, 강원대는 중위권 학생들의 수요가 있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를 경쟁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고3 학생 수는 총 43만7950명으로 2019년 50만1615명 대비 6만3000여 명 줄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지방대 미등록 인원이 전년보다 1만 명 이상 증가한 3만2330명까지 늘어났고, 이 인원이 정시모집으로 넘어가면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거점국립대보다 형편이 열악한 중소 지방대에선 정시 미달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광주의 사립대인 호남대는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이 0.77 대 1로 이미 정시 미달이 확정됐다. 이 학교의 지난해 정시 경쟁률은 3.93 대 1이었다. 경북 지역 사립대인 대구대도 지난해 평균 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겨우 1.8 대 1을 보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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