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를 이끈 숨은 주역인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일명 '동학개미'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로만 쏠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단기 조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올 들어 전날까지 5.08% 급락했다. 새해 첫 거래일 하락한 후 5일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0.05% 상승 중이다.
코스닥 제약 업종으로 분류된 60개 종목 가운데 연초 대비 상승세를 기록 중인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날 기준으로 대성미생물 제일바이오 등이 연초와 비교해 올랐다. 대부분의 종목들은 3~5%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주로 쏠리면서 바이오주가 소외받기 시작했고 결국 하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과도한 기대가 지난해 바이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이렇게 많이 주가가 급등할 만한 요소가 있었는지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지난해 83.67% 뛰었다. 코스피(30.75%)와 코스닥(44.57%)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넘어 알츠하이머 면역항암제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성장 모멘텀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박재경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테마로 묶여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적 개선 업체 위주의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연구개발이 정상화되면서 성장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 업종 가운데서도 성장성이 기대되는 대형주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메드팩토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등이 대표적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모든 바이오주가 오를 순 없다. 코스닥 바이오 업종에서도 대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앞서 체결한 기술 이전과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 발표를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을 이전할 수 있는 메드팩토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