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진경이 시어머니 포스를 풍기며 이장우와 진기주의 결혼을 반대했다. 의외의 복병이 등장한 반전 엔딩이었다.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33.6%를 나타내며 3주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34회에서는 먼저 친부 박필홍(엄효섭)의 실체를 알게 된 이빛채운(진기주)의 실망과 배신감이 그려졌다. 모두가 아버지를 파렴치한이라고 비난해도 뭔가 오해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꿋꿋하게 지켜왔던 애틋한 그리움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천연덕스레 가면을 쓰고 있는 필홍을 보며 영혼이 나간 듯 얼어붙었던 엄마 김정원(황신혜)의 모습을 곱씹을수록 감정이 뒤엉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서연아(빛채운)” 부르는 아빠의 슬픈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가방에 달린 ‘곰곰이’가 빛채운의 눈에 들어왔다. 아빠가 남긴 유일한 물건이라며 애지중지 간직했던 그 인형이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에 버릴까 거칠게 떼어냈지만, 차마 버리지는 못했다. 이런 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리석은 부성애로 무장한 필홍은 기필코 성공해 빛채운의 앞에 ‘짠’하고 나타나겠다며 전화 번호도 없앤 채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사기꾼 황나로(전성우)가 의도적으로 빛채운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모 이만정(김선영)과 삼촌 김확세(인교진)는 삼광빌라를 떠나라는 의사를 전했다. 거짓투성이였던 지난 날과 달리, “삼광빌라를 너무 좋아한다”는 진심을 드러낸 나로는 마지막으로 식구들에게 얼굴을 비췄다.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나로의 승진을 제 일처럼 기뻐해주는 따뜻한 마음과 “태어나서 축하를 받아본 게 처음”이라는 안쓰러운 소감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떠날 준비를 마친 나로는 정든 삼광빌라를 둘러보다 순정과 마주쳤다. 한 번 안아봐도 되냐는 다소 당황스러운 부탁에도 순정은 다정하게 품을 내어주며 주변에 잘 살펴보면 좋은 사람이 정말 많을 거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 쓸쓸한 인생에 순정의 푸근한 심성이 잠시나마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를 끝으로 나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짜 내 집 같은 곳"이었던 삼광빌라를 떠났다.
한편, 재희와 빛채운은 삼광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결혼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가장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고 힘겹게 살아온 빛채운의 인생을 지켜본 가족이기에, 그녀의 결혼 소식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터트린 채, 든든한 반쪽과 함께할 빛채운의 행복한 앞날을 기원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했다. 이런 마음을 고스란히 느낀 빛채운 역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행복에 눈물을 글썽였다.
호탕한 웃음으로 예비며느리를 맞이한 우정후(정보석)는 재희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장서아(한보름)의 아픈 마음까지 챙겼다.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데를 바라보는 건, 속상하고 분하기도 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예쁘게 보내줘야 한다면서 감정을 잘 정리하고 옛날처럼 잘 웃고 발랄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서아의 아버지를 대신해 건넨 따스한 위로이자 조언이었다. 이를 계기로 엇나가기만 했던 서아가 바로 설 수 있을지, 그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방송의 말미에는 재희와 빛채운의 결혼에 반기를 든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혼 허락을 구한 두 사람에게 앙칼진 시어머니 포스를 풍기며 “안돼”라고 외친 민재였다. 자신에게 딸이 있었으면 딱 빛채운 같았을 거라며, 야무지고 싹싹한 그녀를 처음부터 좋아했다던 민재가 두 사람의 결혼을 이토록 단호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한편 ‘오! 삼광빌라!’는 매주 토, 일 저녁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ub@hankyung.com